▼관련자 줄줄이 소환될듯▼
▽새로 밝혀낸 사실과 의혹〓특검 수사가 내놓은 첫 번째 성과는 이기주(李基炷) 전 한국통신파워텔 사장의 구속. 이 전 사장은 이용호씨의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주간 증권사를 알선해준 대가로 J산업개발대표 여운환(呂運桓)씨에게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사장을 대우증권 박종수(朴鍾秀) 사장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진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도 5일 오전 소환된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H전자복권의 회사 자금 수십억원이 지난해 이용호씨에게 불법 대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 돈이 이용호씨가 비슷한 시기에 인수한 ‘리빙TV’의 인수자금이나 주가조작에 이용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핵심 관련자인 H전자복권 전 대표 김모씨가 지난해 9월 중국으로 도피해 진실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좌추적서 새단서 확보▼
▽수사 전망〓특검팀의 수사는 크게 ‘정관계 로비 의혹’과 ‘검찰 비호 의혹’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4일 “다음 주말쯤 끝나는 계좌추적 결과가 많은 것을 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특검팀이 이 전 사장을 구속할 수 있었던 것도 이용호 여운환씨 등 이 사건 주요 관련자 11명에 대한 정밀 계좌추적 결과 덕분이었으며 이를 통해 다른 단서들도 상당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는 이를 토대로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 임양운(林梁云) 전 광주고검 차장 등 관련자들을 추궁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이 전 사장을 구속하고 H전자복권 관련 의혹을 추적하면서 상처를 입게 된 검찰 수사는 앞으로 특검팀이 새로운 혐의를 계속 밝혀낼 경우 또다시 부실수사 문제가 제기되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록기자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