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시흥시 폐기물처리장 싸고 마찰

  • 입력 2002년 1월 7일 18시 32분


인천광역시와 경기 시흥시가 서해 앞바다 매립지에 들어설 예정인 폐기물 종합처리시설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시흥시는 쓰레기 소각장을 비롯한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서면 소각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시화신도시까지 날아와 대기 오염을 가중시키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폐기물 처리시설 부지가 시흥시와는 상당히 떨어진 곳이고 오염 및 안전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시설 건설 계획〓인천시는 총사업비 1245억원을 투입해 연수구 동춘동 앞바다를 매립한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3구역내 부지 8만5000평에 하루 500t 처리 규모의 ‘인천 남부 광역 생활폐기물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경인지방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한 상태이며 올 6월 착공해 2005년 9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루 200t 규모의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과 하루 150t 규모의 재활용 처리시설을 비롯해 체육시설, 해양공원 등의 부대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이곳에서 남구, 연수구, 부평구, 남동구 등 4개 구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등을 처리한다는 것.

이곳은 시흥시와는 서해를 가로질러 7㎞가량 떨어져 있다.

▽시흥시 반발〓시흥시는 쓰레기 소각장이 가동되면 시화신도시의 대기 오염이 더욱 가중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4만2000여가구 12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시화신도시는 인근 시화공단 2400여공장에서 배출되는 공해물질로 인해 악취는 물론 대기 오염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흥시와 시화신도시 주민들은 소각장 예정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연간 200일 이상 편서풍이 불기 때문에 소각장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물질이 시화신도시까지 날아들어 오염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김모씨(37·시흥시 정왕동)는 “시화공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인해 악취와 호흡 곤란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더 이상 오염 배출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소각장이 LNG 저장고 주변에 설치됨에 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이에 따라 지역 환경단체, 시민들이 참여하는 건설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안건을 수도권행정협의회에 상정할 수 있도록 경기도에 건의할 방침이다.

▽인천시 입장〓인천시는 시흥시의 주장은 현실적으로나 법률상으로 근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시흥시와 7㎞ 이상 떨어져 있어 오염 우려가 없으며 소각장 건립에 따른 환경이나 안전성 문제를 종합 검토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접 지역과의 협의는 2㎞ 이내인 경우에 하고 있으며 소각장 환경기준치가 강화돼 오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 목동이나 상계동, 경기 수원 영통신도시 등은 아파트 단지와 불과 수백m 떨어진 곳에 대규모 소각장이 들어서 있다”며 “시흥시 주장은 올 6월 예정된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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