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수온상승으로 오징어 급증

  • 입력 2002년 1월 7일 18시 32분


동해에서 왜 오징어가 많이 잡힐까. 그 이유는 1980년대 후반부터 동해의 겨울 수온이 섭씨 1도가량 높아지면서 오징어 먹이인 동물플랑크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수산진흥원 어장환경부 강영실(康英實·43·이학박사) 연구관은 최근 미국의 국제학술지 ‘수산해양환경(fisheries o-ceanography)’에 ‘동물플랑크톤의 장기 변화와 동해안 오징어와의 관계’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80년대 후반 이후 동해의 수온이 이전 20년보다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동물플랑크톤 또한 90년대 초반부터 크게 증가했다. 이런 변화는 대구 명태 같은 냉수성 어종이 줄어드는 대신 온수성 어종인 오징어가 급격히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수산진흥원이 65년부터 80년대 후반까지 북쪽인 주문진∼속초∼울릉으로 이어지는 해역과 남쪽인 울진∼포항∼경주로 이어지는 해역의 해저 100m에서 수온과 동물플랑크톤의 양을 측정한 결과 남쪽 동해의 겨울 평균 수온은 11.5도, 북쪽 해역은 8.8도였으나 80년대 후반 이후 수온이 평균 0.5∼1.5도 높아졌다. 동물플랑크톤의 양도 80년대 후반까지 ㎥당 평균 100㎎이었으나 90년대에 들면서 평균 300㎎까지 증가했다.

이는 ‘따뜻한 겨울’이 동물플랑크톤의 양을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이를 먹고사는 10㎝ 이하 어린 오징어의 번식 환경이 좋아지면서 오징어가 증가하게 됐다고 강 연구관은 설명했다.

그는 “북태평양의 경우도 40년대 후반까지 온수성 체제이다 70년대에는 냉수성 체제로 바뀐 뒤 80년대 후반 다시 온수성 체제로 돌아갔다”며 “한류와 난류가 동시에 흐르는 동해는 이런 체제 변환이 정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이권효기자 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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