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태화강변 “까마귀 천지”

  • 입력 2002년 1월 7일 22시 02분


최근 울산지역에 까마귀떼 수만마리가 들판과 강변을 새카맣게 뒤덮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어 울산이 까마귀떼의 새로운 도래지로 떠오르고있다.

지난달 초부터 날아들기 시작한 까마귀떼는 현재 울산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따라 수백마리씩 떼지어 날아다니고 있어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까마귀는 환경오염에다 남획으로 한때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으나 2∼3년전부터 매년 12월부터 날아들어 겨울을 지낸뒤 다음해 3월 시베리아 등지로 되돌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겨울철 기온이 온화한데다 먹이감이 풍부하기 때문에 까마귀의 새로운 도래지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희대 윤무부(尹茂夫·생물학과)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까마귀 도래지는 전남 목포 등 호남지역이었으나 최근 이 지역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울산과 경북 안동 등지로 도래지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교수는 또 “까마귀는 과일에 피해를 입히는 까치와는 달리 음식쓰레기 등을 먹어치우는 고마운 겨울철새”라며 “요즘과 같은 추세대로 무분별하게 개발돼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먹이감이 없어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까마귀는 우리나라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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