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2005학년 새 수능 비상…中3 적성검사 붐

  • 입력 2002년 1월 9일 18시 29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려면 선택과목과 지원대학을 일찍 결정해야 한다는데 내 적성이나 진로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 불안해요.” 8일 오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상담실. 올해 고교생이 되는 박선영양(16·경기 수지중 3학년)은 친구 5명과 함께 진로적성검사를 받았다. 박양은 이날 35분 동안 창의력, 언어능력, 수리능력 등 10개 분야의 진로적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직업안내에 관한 비디오 2개를 빌린 뒤 상담실을 나섰다. 1주일 후 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들러 대학 진학과 진로 등을 상담할 계획이다. 서울 K중학교 3학년 L군(16)은 진로적성검사 결과 회계, 기자, 전문서비스직, 교사 등의 직업이 적성에 알맞은 것으로 분석돼 고교 2학년에 진학하면 사회탐구 선택과목을 골라 인문계 학과에 진학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 K중학교 3학년 L군(16)은 진로적성검사 결과 회계, 기자, 전문서비스직, 교사 등의 직업이 적성에 알맞은 것으로 분석돼 고교 2학년에 진학하면 사회탐구 선택과목을 골라 인문계 학과에 진학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 K중 3학년 L군의 진로적성검사 결과
신체
운동
손재능공간
시각
음악창의력언어
능력
수리
논리
자기
성찰
대인
관계
자연
친화
78 57 51 37 71 97 88 88 76 8

▽왜 몰리나〓현재 중3 학생들은 고교 2학년이 되는 2003년부터 문과,이과의 구분이 없어진다. 고1때까지 국민공동기본교육과정을 배운 뒤 2학년부터는 일반선택 26개 과목, 심화선택 53개 과목 중에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골라 수업을 듣게 된다.

취미도 없는 과목을 억지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은 줄지만 그만큼 자신의 진로에 대한 준비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새 수능에서는 모든 영역을 치르지 않고 자신이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이 요구하는 영역과 선택과목만 보면 된다. 각 대학들은 올 연말까지 반영영역, 영역별 가중치 등 모집요강을 발표한다. 중3 학생들은 올해 안에 지망대학 및 학과, 진로 등을 미리 결정해야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중3 딸을 둔 김연임(金連任·46·여)씨는 “상담이 별 게 아닌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적성검사와 상담을 주기적으로 받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검사하나〓학생들은 진로적성 검사→적성에 맞는 직업 검토→관련 학과 진학정보 참고→보완점 및 입시준비 전략 등의 단계로 진로적성검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직능원은 지난해 10월 중고생용 진로적성검사를 새로 개발해 상담실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진로적성검사는 △신체운동 △손재능 △공간·시각 △음악 △창의 △언어 △수리·논리△자아성찰 △대인관계 △자연친화 등 10개 분야에 걸쳐 중학생은 35분, 고교생은 30분간 진행된다.

적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39개 직업군의 109개 직업에 해당하는 적성과 보완점 등을 제시하고 직업 정보와 관련 대학 진학 정보를 제공한다.

아주대 직업심리연구소의 진로길라잡이는 △탐구형(의사 교수) △사회형(교사 사회사업 간호사) △예술형(미술가) △현실형(건설기사) △진취형(세일즈맨 정치가) △관습형(회사원) 등 6개 직업유형에 따른 직업흥미도를 무료로 분석해준다.

시도의 청소년상담실이나 ‘에듀토피아’ ‘한국가이던스’ ‘중앙적성연구소’ ‘테스트코리아’ 같은 유료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검사를 해준다. 유료 검사는 비용이 3000원∼3만원선.

▼주의할점 "검사결과는 참고만"▼

검사 전에 주의사항을 꼼꼼히 읽고 검사 결과는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관심이 없던 의외의 분야에서 새로운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자신의 직업관념을 심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차라리 공장 은행 박물관 기업 등 직업현장을 자녀와 함께 직접 방문해 진로체험을 해보게 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은혜경(殷惠瓊) 직능원 전문상담원은 “상담을 해보면 진로 적성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젠 무턱대고 공부할 게 아니라 지도를 이용해 목적지를 찾아가듯 진로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직능원 진미석 소장 "붙고보자식 공부 안돼"▼

“7차 교육과정이 도입돼 선택과목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만큼 진로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붙고보자’는 식의 대입 준비는 이젠 안통할 겁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진미석(陳美碩·사진) 소장은 “2005학년도 대입제도에서는 진로적성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3 학생들은 고교에 가면 선택과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그래서 상담할 때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적성을 알고 진로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대입은 물론 직업 선택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학 진학 뒤 적응하지 못해 재수를 결심하거나 대학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일에 뛰어드는 것도 사실은 중고교 시절에 적성과 진로 교육이 전무했기 때문이라는 것.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진로를 ‘쪽집게’처럼 선택해 주길 바라지만 진로적성검사 결과는 ‘사진’처럼 적성에 대한 개략적인 ‘분위기’를 알려줄 뿐입니다.”

적성과 진로는 신체적인 조건, 가족환경, 경제력, 자녀의 관심 분야 등에 따라 검사 결과와 달리 해석될 수 있도 있다. 진로적성검사가 꼭 필요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진로 적성에 대한 관심은 아이를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자녀의 적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부모와 자녀 간에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아요.”

진 소장은 2년 전 고교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와 상담을 소개했다. 법대 진학을 준비하는 아들이 공부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는 하소연이었다. 부모나 학생도 적성에 대한 큰 고민없이 법대를 생각했지만 정작 이 학생의 적성과 관심은 미술에 있었다. 미대를 가기로 결정한 뒤 이 학생은 학습 의욕이 날로 높아졌고 지난해 미대에 무난히 합격했다.

컴퓨터 엔지니어를 꿈꾸는 고교생이 경영학을 전공해 사업을 물려받기를 원하는 부모와 갈등을 빚다가 진로적성검사를 통해 공대로 진로를 바꾼 일도 있다. 진 소장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에게 진로적성검사를 받게 하는 것은 학부모의 지나친 욕심”이라며 “이런 경우 오히려 자녀의 가능성을 좁히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진로적성검사 관련 기관
기 관홈페이지연락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www.careernet.re.kr02-516-2590∼1
080-500-7588
한국교육개발원www.kedi.re.kr02-3460-0114
한국청소년개발원www.youthnet.re.kr02-2188-8888
한국청소년상담원www.kyci.or.kr02-2231-2000
한국지역사회
교육협의회
www.kace.or.kr02-419-4642
서울YMCA
청소년진로진학상담실*
www.myway.or.kr02-676-6114
한국심리검사연구소www.kpti.com02-784-0990
사이버진로엑스포www.cyberexpo.or.kr052-232-5900
아주대
직업심리연구소
www.vcpkorea.com031-219-2765
서울시청소년상담실www.teeen1318.or.kr02-2285-1318
부산시 〃www.kyci.or.kr/pusan/index.html051-804-5001
인천시 〃www.inyouth.or.kr031-891-2000
대전시 〃www.kyci.or.kr/dae/index.html042-257-2000
대구시 〃www.kyci.or.kr/daegu/index.html053-635-2000
광주시 〃http://kycc.krdns.net062-232-2000
울산시 〃www.kyci.or.kr/ulsan/index.html052-227-2000
강원도 〃www.kwci.or.kr033-256-2000
경기도 〃www.hi1318.or.kr031-213-2365
경상남도 〃www.kyci.or.kr/kncoun/index.html055-273-2000
경상북도 〃www.kyci.or.kr/kpycc/index.html054-859-2000
전라남도 〃www.kyci.or.kr/cncoun/index.html061-724-2000
전라북도 〃www.kyci.or.kr/jenbuk/index.html063-275-2000
제주도 〃www.kyci.or.kr/cheju/index.html064-758-2000
충청남도 〃www.kyci.or.kr/chnam/index.html041-554-2131
충청북도 〃www.kyci.or.kr/chbuk/index.html043-258-2000
에듀토피아*www.edutopia.com02-2233-4834
한국가이던스*www.guidance.co.kr02-581-5651
중앙적성연구소*www.cyber-test.co.kr02-838-9087
테스트코리아*www.testkorea.co.kr02-2635-2216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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