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씨 수뢰여부 조사…윤태식씨 朴씨 주선으로 김원길장관도 만나

  • 입력 2002년 1월 10일 18시 06분


‘수지 김 살해사건’으로 구속된 패스21 대주주 윤태식(尹泰植)씨의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은 10일 패스21 감사인 김현규(金鉉圭) 전 국회의원을 소환한 뒤 10일 밤 11시 반경 일단 귀가시켰다.

김 전 의원은 검찰 출두에 앞서 서울지검 기자실에 들러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2번 정도 만나 패스21의 기술현황에 대해 설명했고 99년 11월 당시 김정길(金正吉)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소개로 남궁석(南宮晳·민주당 의원) 정보통신부장관을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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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윤씨가 박 전 수석을 만나거나 정관계 로비를 벌인 적은 없으며 정부에서 지원이나 혜택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준영(朴晙瑩) 전 국정홍보처장의 도움으로 윤씨가 행정자치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를 방문, 패스21 기술시연회를 연 사실을 확인하고 박 전 처장이 패스21 주식이나 금품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공보수석실 전 현직 직원 1,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11일 불러 윤씨가 박 전 처장을 방문한 정황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박 전 처장은 지난해 4월 당시 김정길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윤씨를 직접 소개했으며 김 장관은 김영렬(金永烈) 서울경제신문사장을 통해서도 윤씨를 추가로 만나는 등 지난해 두 차례 윤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이나 김 전 수석 등이 정통부 등 관계 부처에 청탁 또는 압력을 행사해 패스21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나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윤씨가 지난해 11월 소환돼 구속되기 직전 박 전 처장 등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시도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종찬(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이 98년 10월 김 사장과 함께 윤씨에게서 기술시연회를 국정원에서 열게 해달라고 부탁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 전 원장은 10일 미국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 세미나 참석 등을 이유로 출국했으며 보도자료를 통해 “98년 서울경제신문 김 사장이 패스21의 기술 검증을 부탁해 김 사장을 만난 적이 있으나 윤씨를 만나거나 패스21의 제품을 납품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중소기업진흥공단 김모 부장과 중소기업청 간부 등을 소환, 윤씨를 청와대 초청 행사에 참석시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나게 한 경위와 패스21의 기술력을 보증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또 검찰은 청와대를 출입하던 방송사 카메라기자들과 중앙일간지 사진기자들이 패스21 주식을 취득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패스21 주식 1000주를 차명으로 소유한 매일경제신문 모 부장 등 언론사 간부 2명을 불러 조사했다.

한편 윤씨는 박 전 처장의 도움을 받고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난해 두 차례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김 보건복지부장관은 비서실장을 통해 “지난해 4월 중순 박 전 처장이 ‘카드사업을 하는 패스21이란 업체가 있는데 한번 만나보라’고 해 회사관계자 3명을 만났으며 4월 말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고교 및 대학 선배인 서울경제신문 김 사장을 만날 때 윤씨가 동석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전자건강보험증(스마트카드) 도입을 검토중이었으며 윤씨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4개 컨소시엄 가운데 한 곳에 참여한 상태였다. 이 사업은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한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박 홍보처장 사표 수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일 박준영(朴晙瑩) 국정홍보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발표했다. 오 수석은 “후임자는 금명간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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