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용호비호 의혹' 수사 신호탄

  • 입력 2002년 1월 10일 18시 49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와 관련해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가 10일 특검팀에 전격 체포되면서 이씨에 대한 검찰비호 의혹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씨 체포는 이씨의 검찰비호 의혹에 대한 특검팀의 본격 수사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특검팀은 신씨가 이씨에게서 받은 6666만원 가운데 5000만원이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청탁명목으로 건네진 돈이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임을 밝혔다.

특검팀은 신씨가 이씨에게서 “검찰 수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지난해 수사에서 신씨가 받은 5000만원이 이씨가 스카우트 비용 명목으로 신씨에게 준 돈이라고 보고 문제삼지 않았었다.

따라서 특검팀이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발부할 경우 기존 검찰 수사의 부실 문제가 제기되면서 동시에 신 총장의 거취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를 통해 실제 신씨가 이씨에게서 청탁을 받은 대로 행동에 옮겼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예상하기 힘들다.

실제 검찰 수사 결과가 5000만원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신씨가 형 신 총장에게 이씨의 선처를 부탁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정치권과 검찰 조직 전체가 또다시 총장 진퇴 문제를 둘러싼 소용돌이에 휩싸일 공산도 크다.

그동안 신씨는 “스카우트 비용과 월급 외에 더 받은 돈은 없으며 이씨를 위해 로비를 벌인 적도 없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은 계좌추적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다양한 수사를 통해 신씨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실제로 지난해 10월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이씨가 수사를 받기 전에 신씨가 신총장에게 이씨를 소개시켜 줬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지금까지 드러난 6666만원 외에 추가로 로비 명목으로 신씨에게 전달된 돈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으로 계좌추적과 이씨 및 신씨 주변 사람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신씨가 받은 돈의 사용처를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