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2원 절도범 대학생

  • 입력 2002년 1월 11일 15시 54분


‘단돈 502원 때문에….’

11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절도혐의로 입건된 김모씨(26·광주 K대 4년). 김씨는 광주 동구 계림동 K아파트 입구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면서 아파트관리사무소의 허락 없이 전기를 끌어쓰다가 이날 주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가 붕어빵 장사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28일. 대출 받은 학자금 150만원을 갚기 위해서였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에게 차마 손을 벌릴 수 없었던 김씨는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어렵게 마련한 70여만원으로 붕어빵 기계와 밀가루 등을 구입했다.

그러나 김씨는 야간에 불을 밝힐 8만원 상당의 배터리를 구입할 돈이 없어 인근 아파트 지하실에서 전기를 끌어다 썼다. 김씨가 9일 동안 60W 전구를 켜기 위해 사용한 전력은 3.2㎾로 요금은 502원.

김씨는 “전기를 끌어다 쓴 것이 이렇게 큰 죄인 줄을 몰랐다”며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씨의 사연을 전해들은 이 아파트 관리소장 김모씨(39)는 “대학졸업반인 데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전기를 사용한 김씨의 사정이 딱해 선처를 바란다”며 경찰서를 찾아가 합의서를 제출했다.

경찰도 불법으로 사용한 전기료가 소액인 데다 김씨가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들어 검찰에 가벼운 처벌을 바라는 의견서를 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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