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피살사건 동일범 소행일듯

  • 입력 2002년 1월 13일 18시 29분


한국 여대생 2명의 피살 및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영국 경찰은 두 사건이 동일범이나 2명 이상 공범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의 한 소식통은 12일 폐쇄회로TV 분석 결과 지난해 12월13일 런던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실종된 송인혜씨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했던 인물이 피살된 진효정(晉孝情)씨의 변시체가 발견된 요크셔 인근 마을에서 11월2일 새벽에 목격된 백인 남자와 매우 닮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또 당시 목격된 백인 남자가 길가에 세워뒀던 승용차와, 진씨와 송씨가 묵었던 런던 시내 민박집 주인 김모씨(31)가 빌린 렌터카의 색깔이 모두 짙은 푸른색이라는 점도 드러났다는 것.

영국 경찰은 이 백인 남자와 김씨의 체격이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동일인 가능성을 컴퓨터로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영 한국대사관이 지난해 10월 말 실종된 진씨의 신원 확인에 적극적으로 나서 송씨가 묵었던 민박집 주변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12월7일 송씨의 실종만은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런던 교민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교민들은 주영 대사관이 지난해 11월21일 주불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진씨의 입출국 사실 확인을 요청 받은 다음날인 22일 요크셔 경찰로부터 변사체가 들어 있던 한국제 가방에 대한 문의를 받았고 26일에는 요크셔 거주 한국 여성 이모씨의 안전 여부에 대한 문의도 받았다고 전했다. 진씨의 실종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경찰로부터 한국제 가방과 한국인 여성의 안부에 대한 문의를 받고 피살자의 인상착의까지 공개된 상황이었다면 대사관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변사체의 진씨 여부, 최소한 한국인 여부 확인이라도 했어야 마땅하다는 것.

한국제 가방에 대한 주영 대사관의 회신이 늦어지자 영국 경찰은 대사관 답신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5일 주영 대사관에 문의해 가방이 서울에서 제조됐으며 한국과 레바논에서만 판매된 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발표했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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