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2명에 전별금 줬다…신승환씨 알선수재 혐의 구속수감

  • 입력 2002년 1월 13일 21시 26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13일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49)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신씨는 지난해 5∼7월 지앤지(G&G) 그룹 회장 이용호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고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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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특히 영장에 기재한 범죄 사실 및 구속 사유에서 ‘신씨가 검찰청을 출입하면서 검찰 간부급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신씨가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뒤 당시 서울지검에 근무하던 3명의 L검사와 서울지검 산하 지청의 K검사, 수원지검 산하 지청의 J검사 등 검찰 간부 5명을 접촉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지난해 6월 검찰 인사 당시 고등학교 동문인 K검사와 J검사에게 전별금 100만원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신씨가 검사들에게 이씨 수사와 관련한 선처를 부탁해 검사들이 수사 정보를 유출한 단서가 포착되면 해당 검사들에 대한 형사처벌로 이어지고 검찰 조직 전체가 큰 파문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차 특검은 신씨를 구속한 뒤 “신씨가 지난해 5월 이씨를 처음 접촉한 뒤 사건과 관련된 인사들을 만난 경위에 대해 정밀 분석해 사건 청탁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지법은 신씨를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중한 처벌이 예상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5월 ‘지앤지 구조조정’의 사장으로 취직한 뒤 이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고 같은 해 6월 쌍용화재의 채권은행이던 J은행 이모 부행장을 통해 은행 실무자들을 소개받아 “쌍용화재 주식을 시중가격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혐의다.

신씨는 또 같은 해 7월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사장 신모씨에게 전화로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S사의 부실채권을 싼값에 사게 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또 신씨가 이씨 회사의 쌍용화재 주식 인수와 관련한 금감원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금감원 박모 국장을 찾아가 선처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myzodan@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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