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검찰총장 14일 사퇴할듯…대검일부 검사장 건의

  • 입력 2002년 1월 13일 22시 14분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49)씨가 13일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됨에 따라 신 총장은 지난해 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14일 오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장은 이날 영장 발부 직후에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으나 청와대와 여당 핵심부의 뜻이 확고한 사실을 전해듣고 거취 표명을 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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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장의 측근 참모인 대검 검사장 가운데 일부는 이미 12일 오전부터 신 총장에게 “영장이 발부되면 용퇴하는 수밖에 없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장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검사들도 신 총장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한편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이날 신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대목”이라며 여권도 신 총장의 경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신 총장 거취 문제에 대한 질문이 잇따르자 “미리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두고 보자. 좀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도 “신 총장 동생이 구속됨에 따라 신 총장 퇴진 불가피론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동생이 구속된 만큼 신 총장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순리겠지만, 무작정 버틴다면 경질해야 마땅하다”며 “신 총장의 동생이 검찰 등에 어떻게 로비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신 총장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국민의 신뢰와 검찰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신 총장은 도의적으로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면서 “검찰은 이제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가적 사명감을 지녀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적임자를 내세워야 하며 (신 총장 거취문제도) 더 이상 유예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야당 정치인들이 윤태식씨의 돈을 받았거나 주식을 가진 것으로 드러난 만큼 검찰은 여야를 가리지 말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윤씨를 도운 한나라당 정치인이 누구 누구인지에 대해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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