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씨 영장실질심사 표정]특검-검찰 치열한 氣싸움

  • 입력 2002년 1월 13일 22시 54분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13일 오전 11시20분 서울지법 318호 법정.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두번씩이나 수사한 검찰과 이를 이어받아 세번째 수사를 하고 있는 특별검사팀의 승패를 가를 ‘운명의 심판’이 시작됐다.

오전 10시경 짙은 감색 양복 차림에 수갑을 차고 경찰관들과 함께 나타난 신씨는 굳은 표정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어 나타난 이상수(李相樹) 김원중(金元中) 특검보도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는 말만 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실질심사 초기부터 특검보와 신씨의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쟁점은 신씨가 지앤지 그룹 이용호 회장에게서 받은 5000만원의 명목과 사용처.

김 특검보가 꼼꼼하게 추궁했지만 신씨는 “이씨에게서 사장 자리를 제의받고 취직하면서 받은 5000만원이 ‘스카우트비’라는 구체적인 말은 없었다”고 맞섰다.

신씨는 “구조조정회사 사장의 업무 특성상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만나는 일이 많았지만 이씨를 위한 청탁이나 로비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대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내가 아는 검사들은 형에게 이씨 사건과 관련한 청탁을 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고 청탁할 생각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특검보가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신씨가 알고 지내던 김모씨에게서 변호사 선임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적이 있느냐고 추궁한 것.

변호인은 즉각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제한돼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신문은 1시간 만에 끝났지만 서울지법 형사13단독 윤병철(尹柄喆) 판사는 이날 오후 5시50분경 영장을 발부할 때까지 장고에 들어갔다. 검찰과 특검 모두에 피 말리는 시간이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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