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신승환씨 접촉 검사들

  • 입력 2002년 1월 14일 15시 20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 간부들은 신씨를 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나게 됐을까.

신씨가 특검팀에 제출한 비망록에 있는 이른바 신승환 리스트 에는 지난해 6월경 검찰이 지앤지 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주가조작 혐의 등에 대해 내사하고 있을 당시에 신씨가 접촉한 전 현직 검찰 간부 5명의 이름과 만난 장소 등 구체적인 접촉 경위가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명되는 간부 중 L검사는 신씨와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내며 자주 식사하는 등 신씨를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L검사는 이 과정에서 신씨에게 이씨와 관련된 수사 내용도 상당 부분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K검사는 이씨에 대한 검찰 내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경 평소 돈이 없어 어렵게 생활하던 고등학교 동기동창 신씨가 갑자기 찾아와 저녁이나 함께 하자 고 해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K검사는 이 때 신씨가 요즘 구조조정 전문회사에 취직해 사정이 좋아졌다 며 용돈으로 쓰라며 준 100만원을 받았다는 것.

J검사의 경우 지난해 6월 검찰 정기인사가 끝난 뒤 신씨가 찾아와 고교 선배인데 축하한다 며 전별금 100만원을 놓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현재 비망록을 토대로 신씨가 검찰 간부들을 만날 당시의 정황을 정밀 분석하고 있지만 수사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청탁 당사자인 신씨와 이씨가 모두 검찰 간부들에 대한 로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다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전 현직 검사들도 한결같이 신씨를 만나기는 했지만 이씨 사건에 대한 청탁을 받거나 수사 정보를 유출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검팀은 일단 신씨가 검찰 간부들을 만날 당시의 정황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씨의 계좌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는 정체불명의 뭉칫돈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새로운 물증을 확보, 사건 해결의 핵심열쇠인 신씨의 ‘닫힌 입’을 여는 압박수단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이상록기자>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