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4일 월드컵을 맞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23일 열리는 ‘시 교통정책상임위원회’에서 정기권 사용 기간과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가 구상하고 있는 정기권은 △1일권 △3일권 △7일권 △15일권 △30일권 등 5종류로 티켓에 표시된 기간 중 무제한적으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하루 2번 이용하는 요금(600원×2회〓1200원)에 다소의 할증요금을 붙인 다음 이용 기간을 곱해 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기존 1회용 승차권보다 싼 가격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된다.
시 관계자는 “프랑스 파리 등 유럽 도시들의 경우 지하철과 버스 등을 함께 탈 수 있는 정기권이 일반화돼 있다”며 “정기권 시스템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통 전문가들은 정기권 도입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교통카드 사용 증가로 지하철 승차권 이용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정기권을 외국인의 편의만을 생각하고 발행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라는 것.
황상규(黃常圭) 교통개발연구원 광역도시교통연구실장은 “지하철의 교통카드 이용 승객 비율이 최근 48%를 넘어서는 등 교통카드 보급이 확산되면서 승차권 이용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정기권을 새로 도입하기보다는 현행 교통카드에 정기권 기능을 새로 추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