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회장 김승훈·金勝勳 신부)’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박씨의 아버지 박정기(朴正基 민족민주운동유가족협의회장)씨와 서울대 사회학과 김진균(金晉均) 교수 등 사회 각계 인사 30여명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 등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박정기씨는 “해마다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관심을 가져 줘 고맙다”면서 “독재에 맞서 죽음으로 양심을 지킨 종철이의 뜻을 이어 각자의 자리에서 민주화의 완성을 위해 힘써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지난해 말 구성한 ‘박종철 열사 15주기 추모사업단’은 “87년 당시 박씨가 고문 중에도 끝까지 소재지를 대지 않았던 당사자인 박종운씨(40·한나라당 경기 부천시 오정지구당위원장)가 정치인으로 변신해 기념사업회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이날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기념사업회와는 별도의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사업단은 80년대 운동권 졸업생 모임인 ‘관악 사회인 연대’와 인문대 학생회 등 소속의 서울대 졸업생 및 재학생들이 중심이 돼 박씨의 정신이 퇴색되는 것을 막고 보수 정치인들과 차별을 둔다는 의미에서 만든 단체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