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구시의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야간조명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낭비다.’
대구시가 추진중인 야간경관 사업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지역에서 열리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야간경관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대구의 밤풍경이 가로등과 상업광고용 네온사인 조명으로 이뤄져 어둡고 정체된 도시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시가지 주요 진입로와 교량, 공공건물 등에 야간경관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대구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대구시가 올해부터 본격 추진키로 한 이 사업이 일시 중단되기에 이른 것.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시가 제출한 2002년도 시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시가 요청한 올해분 야간경관 조성사업비 1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원들은 도심 미관을 위해 건물에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것은 빚에 쪼들리고 있는 시의 열악한 재정상태에 비춰 낭비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큰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구의 밤풍경을 바꾸기 위해 조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지역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시급한 주택가 도로개설 사업 등 민생 현안이 많다”며 겉치레 낭비성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도시국제화를 위해 이 사업은 꼭 필요하다”며 2∼3월경 추경예산 편성 때 사업비를 확보해 다시 사업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대구망우공원 영남제일관 △대구월드컵종합경기장 △대구전시컨벤션센터 △대구종합관광정보센터 등 공공건물 4곳과 민간건물 12곳에 야간조명시설을 설치해 지역을 찾는 내 외국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는 대구 수성교, 산격대교, 한국패션센터 등 3곳에 야간조명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며 민간건물에 대해서도 야간조명 사업을 권장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한강교량 21개 중 18개에 대해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고 부산시도 부산대교(옛 영도대교)에 야간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른 대도시들도 도시의 야간경관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