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중국상인 "차이나타운 문턱 높아"

  • 입력 2002년 1월 14일 21시 49분


<<구한말 치외법권지대의 한군데로 중국 외교관들이 모여 살면서 ‘청관거리’로 불리던 인천 중구 선린동 일대 차이나타운. 이 곳은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인천의 명물로 널리 알려졌지만 70년대 이후 침체일로를 거듭했다.그러다 지난해 5월 이 곳을 비롯한 중구 중심권 90만8000평이 전국에서 21번째로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차이나타운 복원사업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인천 중구는 월드컵 축구대회 이전까지 중국풍 시범거리를 조성하는 등 내년말까지 차이나타운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인 투자유치가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아 중구는 현재 중국인 상인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계획중이다.>>

▽차이나타운 조성계획〓중구는 월드컵 축구대회 이전인 5월까지 경인전철 인천역 앞∼자유공원 간 280m 1구간 시범거리에 중국인 상가를 유치하고, 중국식 조형물 등을 설치할 ‘스카이힐’을 조성하기로 했다.

중국인 상가에서는 한약재상점 면세품점 토산품점 등 36개 점포를 비롯해 중국의 그림과 조각을 전시하는 예술의 거리와 벼룩시장 등을 운영한다는 것.

구는 이어 내년말까지 차이나타운 2, 3구간 1130m에 대한 정비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해 △중국 전문 식당가 △문화관광정보센터 △환전소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구는 이를 위해 중국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문인 패루를 설치했고, 지난해말부터 지역 화교나 중국인 투자가 등을 상대로 투자유치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투자유치의 현황〓1구간 시범거리에 조성될 중국인 상가의 투자유치 창구는 화교 투자회사인 ㈜동방기린이 전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차이나타운내 300평 부지에 3층 높이의 상가를 5월까지 신축하기로 했다. 이 곳에는 중국 전통도자기 공예품 차 등의 상점을 입점시키기로 했으며, 중국 현지에서 입주 상인을 모집중이다.

이 회사 서학보(徐學寶·42) 사장은 “투자규모가 5000만원 이상이어야 장기체류비자가 나오기 때문에 중국 기능인력의 고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국내의 까다로운 법규 때문에 중국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액수가 적은 중국의 소상인이나 기능인들의 국내 입국이 ‘법적 장벽’에 부딪혀 차이나타운 조성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구 관광개발팀도 그동안 10여건의 투자상담을 벌였지만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 중구는 소규모 무역상 유치나 한중 합작 투자 등으로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중구의 새 구상〓차이나타운 1만900평 부지내에는 116개 점포가 있으며 이중 화교들이 운영하는 곳은 20여개에 불과하다. 구는 기존 건물들은 낡고 비좁기 때문에 재건축 또는 리노베이션 등을 통해 중국인 상인을 대거 유치할 방침이다.

투자 규모가 적은 상인이나 공예인의 경우 국내 체류기간을 3,6개월 단위로 정해 초청 형식으로 차이나타운에서 상행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 또 한국 투자가들과 중국 상인들을 결합해 대형 투자도 촉진시킨다는 구상이다.

중구 관광개발팀 김종일 팀장은 “중국 분위기를 짜임새있게 연출할 수 있는 ‘문화 콘덴츠’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월드컵 개최 이전까지 50여개의 중국인 점포가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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