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김영준씨 로비명단 고의 삭제 하드디스크 복구 착수

  • 입력 2002년 1월 17일 17시 51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17일 대양상호신용금고 소유주 김영준씨(42)에 대해 이씨 계열사인 KEP전자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측에 303억여원의 피해를 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에 대한 구속여부는 18일 오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말∼2001년 5월 사이에 이씨가 보유한 KEP전자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한 뒤 이씨가 이 회사에 진 채무 183억원을 변제능력이 없는 A사에 넘기고 이씨가 보유한 인터피온 주식 1528만주를 시가보다 비싸게 사주고 KEP전자가 보유한 조흥캐피탈 주식 1022만주를 이씨에게 싸게 파는 수법으로 회사측에 303억여원의 피해를 준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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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또 김씨의 집에서 압수한 2개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내용이 대부분 삭제된 사실을 확인하고 전산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데이터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또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구속)씨가 지난해 5월3일 이후 만난 검사들에게 사건과 관련해 청탁한 사실을 일부 시인함에 따라 신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청탁 내용과 방법, 사건 처리과정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씨가 2000년 11월 이씨의 조흥캐피탈 인수자금으로 153억여원의 대양금고 공금을 불법대출해 주면서 담보로 받은 조흥캐피탈 주식 1500여만주를 이씨가 대검에 구속된 지난해 9월 초 집중 매각해 조성한 150여억원의 사용처도 추적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신씨가 접촉한 검사 10여명 가운데 7명에게 우편으로 서면조사서를 보냈으며 답변서가 도착하면 이를 정밀 검토한 뒤 검사들을 선별적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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