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게이트 엄정수사" 정면돌파 의지…이명재 총장 취임과 검찰 앞날

  • 입력 2002년 1월 17일 18시 20분


검찰 안팎에서 신망을 얻어온 이명재(李明載) 전 서울고검장이 17일 신임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정한 수사와 정치적 중립 의지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또 이 총장의 취임을 계기로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는 말을 들어온 검찰이 위기에서 벗어나 개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례적으로 검찰 외부에서 발탁된 이 총장은 17일 취임사에서 각종 게이트 수사로 검찰 위상이 추락한 사실을 인정하고 “한 점 의혹 없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며 공정 수사의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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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게이트 축소 부실 수사 의혹은 ‘신승남(愼承男) 체제’와 현 검찰을 위기로 몰고 간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게이트 수사의 깨끗한 마무리는 이 총장 체제의 검찰이 통과해야 할 첫 번째 관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장이 이 점을 강조하고 정면 돌파의 의향까지 밝혀 앞으로 진행될 게이트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 총장은 또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철저한 정치적 중립으로 공명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주요 선거 때마다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던 검찰로서는 양대 선거가 국민적 신뢰 회복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총장 체제의 전도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검찰이 ‘검란(檢亂)’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검찰의 명예와 권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치권은 이 총장 취임 전부터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별수사검찰청의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

검사의 청와대 파견제 폐지, 상급검사의 지휘 감독권 행사방식 제한, 수사권 발동기준 구체화 등도 당면 과제다.

검찰이 이러한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고 개혁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 개혁’이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의 위기가 ‘인사 난맥’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곧 단행될 서울지검장, 대검 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대검 공안부장 등에 대한 인사가 주목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총장은 인사의 원칙을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공정과 청렴, 능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인 이영모(李永模) 변호사는 “국내 최고 사정 사령탑인 신임 검찰총장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대통령 국회 등을 대할 때 국민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신뢰 회복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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