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경철(金敬喆) 도시교통연구부장팀은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용역을 받아 조사한 ‘기존선 개량을 통한 도시철도 속도 향상 방안 연구’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보고서에서 ‘선택 정차방식’과 ‘대피선(추월선) 방식’ 등 두 가지 급행열차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선택 정차방식은 환승역과 승객이 많은 주요 역은 모두 정차하되 나머지는 짝수 또는 홀수역에만 정차하는 두 종류의 전동차를 운행하는 것이다.
또 대피선 방식은 일부 구간에 대피선과 급행용 추월선을 만들어 급행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동안 기존 완행 전동차가 대피선에 피해 있도록 하는 것.
연구팀이 모의실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일산선과 서울지하철 3호선은 전체 40개 역 중 17개를 무정차 통과하는 대피선 방식의 급행열차를 운행하면 운행 속도가 현행보다 46%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선 종착역(대화역)에서 서울 도심(종로3가역)까지 운행시간은 50.7분에서 38.1분으로 단축됐다는 것.
또 실험 결과 일산선과 3호선에 선택 정차방식을 도입할 경우 평균 통행시간은 7.8∼8.3%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2호선 역시 성수에서 잠실 방향은 모두 정차하되 반대 방향은 15개 환승역(9호선 개통시 17개)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를 운영하면 전동차의 평균속도가 시속 33.4㎞에서 64.3㎞로 증가해 1회 순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7분에서 33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우선 지상에 건설돼 대피선과 추월선 설치가 쉬운 경인선 경수선 안산선 경원선 등 수도권 전철을 급행화한 뒤 서울 노선에는 선택 정차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서울시와 건설교통부 등에 건의했다.
현재 수도권 철도는 직통열차가 다니는 국철 용산∼부평 지상구간 외에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완행 방식이며 2007년 말 1단계 공사가 끝나는 서울지하철 9호선만 급행열차 도입이 계획돼 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