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급행전철 도입해야"…수송 효율화 기대

  • 입력 2002년 1월 17일 18시 21분


수도권을 운행하는 도시철도(지하철과 국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역을 고속으로 무정차 통과하는 ‘급행열차’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경철(金敬喆) 도시교통연구부장팀은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용역을 받아 조사한 ‘기존선 개량을 통한 도시철도 속도 향상 방안 연구’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보고서에서 ‘선택 정차방식’과 ‘대피선(추월선) 방식’ 등 두 가지 급행열차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선택 정차방식은 환승역과 승객이 많은 주요 역은 모두 정차하되 나머지는 짝수 또는 홀수역에만 정차하는 두 종류의 전동차를 운행하는 것이다.

또 대피선 방식은 일부 구간에 대피선과 급행용 추월선을 만들어 급행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동안 기존 완행 전동차가 대피선에 피해 있도록 하는 것.

연구팀이 모의실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일산선과 서울지하철 3호선은 전체 40개 역 중 17개를 무정차 통과하는 대피선 방식의 급행열차를 운행하면 운행 속도가 현행보다 46%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선 종착역(대화역)에서 서울 도심(종로3가역)까지 운행시간은 50.7분에서 38.1분으로 단축됐다는 것.

또 실험 결과 일산선과 3호선에 선택 정차방식을 도입할 경우 평균 통행시간은 7.8∼8.3%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2호선 역시 성수에서 잠실 방향은 모두 정차하되 반대 방향은 15개 환승역(9호선 개통시 17개)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를 운영하면 전동차의 평균속도가 시속 33.4㎞에서 64.3㎞로 증가해 1회 순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7분에서 33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우선 지상에 건설돼 대피선과 추월선 설치가 쉬운 경인선 경수선 안산선 경원선 등 수도권 전철을 급행화한 뒤 서울 노선에는 선택 정차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서울시와 건설교통부 등에 건의했다.

현재 수도권 철도는 직통열차가 다니는 국철 용산∼부평 지상구간 외에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완행 방식이며 2007년 말 1단계 공사가 끝나는 서울지하철 9호선만 급행열차 도입이 계획돼 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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