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겨울해변 거닐면 당신도 詩人”

  • 입력 2002년 1월 18일 01시 20분


“대원군이 머물던 천년 고찰, 겨울에 거닐고 싶은 호젓한 해변, 낚시꾼에겐 손맛이 좋은 갯바위, 바다 멀리 섬들을 굽어볼 수 있는 등산로….”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다리로 연결돼 더 이상 섬으로 불릴 수 없는 영종도와 용유도의 모습이다. 인천 월미도에서 카페리호를 타고 건너야 했던 이 곳에는 요즘 신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들이 밀려오고 있다.

주말이면 4만∼5만명에 이르는 영종도의 ‘관광객’들은 섬 주민에게 “좀 붐비지 않고 좋은 장소가 어디 없느냐”고 묻는다.

이럴 때 영종도 토박이 김명환씨(44)는 영종도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해발 256m의 백운산 산책 코스와 용유도의 마시란해변을 권한다. 김씨는 “주변 곳곳이 낚시터고 모래해변도 많아 사실 섬 전체가 관광지”라며 “그렇지만 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백운산과 마시란해변을 꼭 빼놓지 말라”고 당부한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용유도의 잠진도 선착장이나 영종도 북쪽의 삼목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와 신도를 찾아갈만하다. 볼거리가 풍부해 더 많은 여행 추억이 남는다. 길 문의는 인천 중구 용유출장소(032-760-7612).

▽백운산과 마시란해변〓백운산에 오르려면 먼저 신라 때(670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용궁사를 거쳐야 한다.

이 곳에는 고종이 임금으로 등극하기 전 흥선 대원군이 머물며 직접 쓴 ‘龍宮寺(용궁사)’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경내에 관음전 요사채 용황각 칠성각 미륵불 등이 있고, 나이가 1300년 쯤으로 추정되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버티고 서 있다.

약수암을 거쳐 정상에 오르면 아담한 정자가 나타난다. 인천국제공항과 바다 건너 강화도, 인천 도심이 발아래 펼쳐진다.

마시란해변은 길이가 3㎞ 가량으로 용유도에서 잘 알려진 을왕리, 왕산도해수욕장보다 해변이 길다. 물이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고 해변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마시란해변과 인근 잠진도 선착장에는 조개구이 포장마차 30여개가 밀집해 있어 출출한 배도 채울 수 있다. 부근 섬 지역에서 잡히는 백합 바지락 소라 등이 1접시에 1만∼2만원씩.

▽무의도와 신도〓낚시, 산악자전거, 등산, 겨울여행 등을 좀 더 오래 즐기려면 뱃길로 10여분 거리인 무의도와 신도를 찾아볼만하다.

무의도 북쪽에는 선녀바위 등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구름다리가 설치된 해발 200여m의 국사봉과 호룡곡산에는 가족들이 함께 오르기 편한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신도에 가면 시도, 모도 등으로 이어지는 연육교가 있다. 이 곳은 물살이 빨라 우럭 망둥어 놀래미 등을 잡으려는 낚시꾼이 많이 몰린다.

주민들은 이외 △신도2리 양어장 앞 △모도의 잠수도로와 멀곶 △장봉도의 큰야달 가막머리 큰멀끝 등을 낚시 포인트로 꼽는다.

신도의 구봉산은 정상까지 길이 잘 닦여 있어 산악자전거를 탈 만 하다. 신도는 또 세계적으로 500여마리에 불과하다는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의 서식지이기도 하다.섬 여행을 마치고 영종도로 돌아오는 길에 해수탕으로 유명한 영종 해수피아(032-886-5800)에 들러 지친 몸의 피로도 풀 수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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