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형 학원 구조조정 몸살

  • 입력 2002년 1월 18일 16시 01분


종로학원 대성학원 등 38년 전통의 대형 입시학원들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1965년 설립된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은 과거 암기식 입시교육이 성행하던 시절에는 “들어가기만 하면 명문대 진학이 보장된다” 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재수생 학원으로 명성을 날렸다. 학원에 들어하기 위해 대입 시험 못지 않은 선발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 진학자와 재수생이 계속 줄어드는데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서 공부할 수 있는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등 교육환경이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유명 강사라면 ‘콩나무 교실’ 에서도 수업을 들었지만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소수 위주의 특화된 학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형 학원들의 설자리가 좁아졌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의 160여개 소형 입시학원들이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 지역으로의 이사 전쟁 이 벌어질 정도로 강남 학원들이 급부상한 것도 대형 입시학원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

이 때문에 서울 종로구 중림동 종로학원은 지난해 5000여명에 이르던 학생 수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는 3000여명으로 감축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한 교실에 100명이나 되던 학생 수를 50여명으로 낮춰 토론식 수업을 강화하고 주 5일제 수업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역시 학원생이 5000여명이나 됐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대성학원도 지난해 학원생 정원을 3500여명으로 줄인데 이어 올해는 2500여명으로 줄이고 교실당 학생수도 50여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강사 10명이 명예퇴직으로 학원을 떠났고 최근에는 노사 갈등이 불거져 폐업 위기에 몰렸다.

대성학원은 17일 “학생 수 감소와 지난해 8월 강사노조 파업 등으로 개원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며 “강사 노조가 학원의 경영난을 배려하지 않으면 26일 학원을 폐업하겠다” 고 경고했다.

대성학원 관계자는 “학원들도 고객의 요구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하면 외면당하는 시대” 라며 “과거의 명성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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