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오송회사건' 민주화운동 인정

  • 입력 2002년 1월 18일 18시 49분


5공 시절 대표적 공안조작 사건의 하나인 오송회(五松會)사건 관련자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아 20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16일 오송회사건 관련자 7명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했다고 18일 확인했다.

명예가 회복된 사람은 조성용(趙成湧·65·동학혁명기념사업회 이사), 강상기(姜床基·55·진안제일고 교사), 엄택수(嚴澤洙·50·사업), 이옥렬(李鈺烈·49·이리공고 교사), 채규구(蔡奎求·51·군산진포중 교사), 박정석(朴正石·59·서울대명중 교사), 전성원(田成源·48·약국운영)씨 등 7명이다.

오송회사건은 1982년 공안당국이 전북 군산제일고 전현직 교사 9명이 오송회라는 용공단체를 조직해 학생들을 좌경의식화하고 폭력혁명을 선동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거한 사건.

이들은 모두 혹독한 조사를 거쳐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교단을 떠나야 했다.

조성용씨는 “교사 5명이 학교 뒷산 소나무 아래서 4·19 위령제를 지냈다는 구실로 공안당국이 오송회라는 이름을 임의로 지어 붙이고 용공혐의를 뒤집어 씌웠다”고 말했다.

당시 이 학교에는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돼 조사를 벌여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며 이 학교 졸업생 중 함운경(咸雲炅·37)씨는 85년 ‘삼민투’ 위원장으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출소 후에도 ‘빨갱이’라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가족까지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고 해직 후 민주화 열망을 시로 토해냈던 시인교사 이광웅(李光雄)씨는 92년 지병으로 숨졌다.

이들은 88년과 99년 두 차례 교육부에 의해 특별채용 형식으로 교단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일부는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의 눈초리를 감당하기 힘들어 아예 교단을 등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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