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에 대한 실사 작업은 지금까지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8일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외규장각 도서에 대한 한국 대표단의 첫 실사 기간을 확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또 "이번 실사는 한국의 전문가들이 사상 처음으로 외규장각 의궤(儀軌)를 직접 보고 내용물과 보관 상태 등을 확인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사단은 서울대 규장각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 국학팀 4명 및 외교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실사단은 이미 프랑스측에 외규장각 의궤(儀軌)도서 297권 가운데 복본(複本)이 없는 유일본 어람(御覽)용 의궤 67권에 대한 마이크로필름화 작업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실사팀은 우선 유일본 어람용 의궤를 먼저 집중 실사한 뒤 추가 실사를 해 나갈 계획이다.
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외규장각 도서반환을 위한 제4차 협상에서 프랑스가 보유중인 유일본 어람용 의궤 67권과 한국이 소장하고 있는 복본을 장기대여 하는 방식으로 맞교환키로 함으로써 규장각 도서 반환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국내 학계 일각에선 외규장각 도서의 맞교환 방식 에 반대하는 견해가 만만치 않아 정부는 실사작업부터 신중히 추진키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