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비젼 재수사에 촉각-공무원 상당수 투자

  • 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43분


22일 대전의 유명 벤처기업인 다림비젼 김영대(金榮大) 회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착수 사실이 알려지자 22일 대전지역은 술렁거리는 분위기였다. 일부에서는 “대전판 벤처 게이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림비젼은 압축동영상 개발 업체로 700여개의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대전지역에서도 잘나가는 업체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김 회장이 현직 장관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사두기만 하면 손해볼 것이 없는 황금알”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전성기인 2000년 3월경에는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이 최고 3만원까지 장외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벤처업계의 전반적인 침체와 코스닥시장 진출이 좌절되면서 뒤늦게 참여한 소액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 이후 상황이 복잡해졌다.

투자자 중에는 공무원을 비롯해 사업가 언론인 등도 상당수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A씨는 “2000년 말경 다림비젼 간부의 소개로 액면가 500원짜리를 3000원에 1억8000만원어치를 매입했으나 지금은 휴지조각으로 변했다”며 “살던 집까지 팔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B씨는 “투자할 때에는 위험도 감수하는 것이지만 이 회사만큼은 그럴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밸리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이모씨(47)는 “오랫동안 연구 업무에만 종사해 온 김 회장이 투자자의 반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며 “김 회장도 정부의 ‘벤처 드라이브 정책’의 피해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다림비전은 어떤 회사▼

㈜다림비젼은 대전 유성구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벤처타운 종합영상관에 있는 방송 및 보안장비 생산 벤처기업.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부 장관이 91년 ‘다림시스템’을 설립한 뒤 94년 정치에 입문하면서 동생인 김영대(金榮大) 현 회장에게 넘겼고 김 회장은 98년 현재의 회사이름으로 바꿨다.

김 회장은 연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를 거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10여년간 사격통제장치 및 조준경안정화 시뮬레이터 장비 등을 개발한 연구원 출신 기업가. 98년 중소기업청 계룡중소기업상 기술상을 수상하고 99년에는 가상다채널 기술로 한국신기술인정서(KT마크)를 획득했다. 또 지난해 11월 제38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5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 했다.

김 회장은 2001년 1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새천년 벤처인과의 만남’ 행사에서 대전 대덕단지 벤처기업을 대표해 김 대통령과 화상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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