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할머니 창원대에 평생모은 1억 기탁

  • 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43분


“죽으면서 가져갈 것도 아닌데 좋은 일에 써야지.”

경남 창원대에 1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은 이상순(李尙順·84) 할머니. 이 할머니는 지난해 4월 8000만원을 창원대에 선뜻 기탁한 데 이어 연말에 2000만원을 보탰다.

창원대는 할머니의 이름을 딴 ‘상순 장학재단’을 만들어 24일 오전 11시 창립총회를 갖는다.

이 할머니는 3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여관을 운영하며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청소까지 도맡아 했다. 여관을 구입하면서 빌린 돈을 갚는 데 만도 10여년이 걸렸다.

창원대에 기탁한 돈은 기력이 달려 여관을 그만두면서 창원시내에 사두었던 80평의 택지를 처분해 마련한 것. 자녀들에게는 장학금 기탁 사실을 사후에 ‘통보’만 했다. 합천이 고향인 이 할머니는 회갑 때도 잔치를 하는 대신 잔치 비용 400만원을 고향의 한 학교에 보냈다.

이 할머니는 “어릴 적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항상 갖고 있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대 이수오(李壽晤) 총장은 “대학과 아무런 연고가 없으면서도 장학금을 내준 할머니의 고마운 뜻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기금도 알차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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