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육군 철벽 비룡부대 한 내무반에는 한구석에 놓여있는 빨래건조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빨래 건조기는 이 부대 안순호(安順鎬·25)중사가 고철 직전의 사무용 캐비닛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한꺼번에 20여가지의 옷을 말릴 수 있다.
개조비용이 8만원에 불과한 이 빨래건조기는 캐비닛 아래쪽 좌·우 모서리에 소켓형 열선장치를 설치하고 맨 윗부분 환풍기를 달아 빨래를 건조시키는 장치. 빨래가 마르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게 하는 기기도 부착돼 있다.
실내 온도가 21℃일때인 내무반과 7℃인 실외에서 속옷과 양말이 자연적으로 건조되는 시간은 평균 3시간 30분∼4시간이지만 이 건조기에서 불과 30분이면 뽀송뽀송하게 마른다.
특히 두껍고 잘 마르지 않아 장병들의 속을 꽤나 썩이는 전투복과 야전상의는 세탁 후 말리는데 5∼6시간 이상 걸리지만 건조기에서는 1시간∼1시간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안 중사는 “겨울철이면 장병들이 옷을 자주 갈아 입지못하는 데 그 이유가 빨래 때문”이라며 “무좀과 피부병에 시달리는 장병들도 있어 3개월간의 연구 끝에 빨래건조기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