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해의 이어도' 왕돌암 해양 생태계 요람으로

  • 입력 2002년 1월 23일 21시 45분


동해의 수중섬 ‘왕돌암’을 살리기 위한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국립수산진흥원과 경북수산자원개발연구소는 올해부터 2004년까지 왕돌암 일대의 생태계와 자원을 조사하는 한편 각종 어류를 방류해 이 일대를 ‘바다목장’으로 가꿀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왕돌암은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20km 가량 떨어진 바다 밑에 솟아있는 높이 200m의 거대한 암초. 오래 전부터 ‘동해의 이어도’로 불려왔다.

세 개의 바위로 된 왕돌암 주변 4만4589ha 해역에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각종 어종의 서식처와 산란처가 되고 있다. 평균 수심은 100m∼200m지만 얕은 곳은 5m에 불과할 정도로 독특한 곳.

경북수산개발연구소는 지난해 왕돌암 일대에 참돔 새끼 5만마리를 처음으로 방류했다. 동해안 어민들은 왕돌암에서 대게 전복 소라 해삼 성게 등을 잡아왔으나 최근들어 어획량이 줄어들자 계속 왕돌암을 살려달라고 건의해 왔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76년 왕돌암에서 대구 가자미 성게 등 47종의 어류가 발견됐으나 지난해는 30여종만 발견되는 등 어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 최대봉(崔大鳳) 소장은 “올해부터 왕돌암 일대의 조류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볼락 우럭 넙치 등을 방류해 왕돌암 일대를 바다목장으로 가꿔 동해의 황금어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진군 후포면 주민들 사이에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신라시대에 이곳에 왜구들이 침입해 노략질을 일삼자 동해의 용이 꼬리로 섬을 쳐 바위가 부서지면서 바닷 속으로 가라앉았다고 한다.

울진〓이권효기자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