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누명 억울" 두 아들과 동반자살

  • 입력 2002년 1월 27일 18시 40분


25일 오후 8시50분경 광주 북구 연제동 김모씨(39·여) 집에서 김씨와 초등학교 4학년생(11), 2학년생(9)인 두 아들이 숨져 있는 것을 김씨의 언니(46)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아 찾아가 보니 조카들은 목이 졸리고 동생은 문틀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며 “동생이 지난해 남의 지갑을 주운 혐의로 입건돼 재판을 받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집에서 “절도사건으로 누명을 쓰게 돼 억울하다. 진상을 밝혀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김씨가 두 아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4월 집 근처에서 이모씨(24)의 100여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5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해 2차례 재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지갑을 주운 것을 목격한 주민들을 상대로 3차례나 조사하고 김씨와 대질심문까지 벌이는 등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김씨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자살동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남편(42)이 노동일로 외지에 나가 있는 동안 폐지 등을 수집해 생계를 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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