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노조 2년 무분규 깨지나…내달 4일 파업 결의

  • 입력 2002년 1월 28일 16시 29분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노조가 2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함에 따라 최근 2년간 지속돼온 ‘지하철 무분규 시대’ 가 막을 내릴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도 연대파업을 벌이기로 해 만약 파업이 강행될 경우 사상 초유의 ‘지하철 대란’ 이 우려된다.

지하철공사 노조측은 “임금인상폭을 6%로 묶은 행정자치부 예산편성지침이 철회되지 않는 한 파업에 돌입하겠다” 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행자부는 “전국의 100개 공사 및 공단에 적용되는 지침을 일부 기관에만 바꿔줄 수는 없다” 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 관계자는 “26일 나온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해 노조가 ‘존중한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파업시한 이전에 중노위가 조정안과 유사한 내용의 직권중재를 내릴 경우 지하철공사도 이에 따를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지하철공사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한 것은 노조 결성 이듬해인 88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14차례이나 실제 파업에 들어간 것은 8차례다. 파업은 89년과 94년에 각각 7일간, 99년 8일간 계속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최근 2년간 계속된 ‘평화의 시기’ 는 지하철공사 노조 초대위원장을 지내며 강성 중의 강성 으로 알려진 배일도(裵一道) 당시 9대 위원장이 더이상 파업을 하지 않을 것 이라며 정책노조 로의 변신을 선언한 영향이 컸다. 배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0대 위원장에 재선됨으로써 조합원들의 지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배 위원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무파업 선언 은 노사가 성실히 협상에 임한다는 전제 아래서 유효한 것” 이라며 “행자부의 예산편성지침이 지하철공사 사용자와 서울시의 발목을 잡고 있어 노사간 자율교섭이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무파업은 무의미하다” 고 주장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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