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해외연수갈 필요 없어요"

  • 입력 2002년 1월 28일 18시 46분


“수업 방식이 미국 현지 대학과 똑같아 마치 미국에서 수업을 받는 느낌이에요. 다른 학원은 토플 점수 올리기에 급급해 ‘족집게 과외’를 하는데 이 곳은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 좋아요.”

25일 오전 9시1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강남구청 건물 4, 5층에 자리잡은 강남구립국제교육원의 한 강의실. 대학 1학년을 다니다 휴학을 하고 유학을 준비 중인 김하식씨(22)는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수업이 끝나면 영어를 쓰지 않는 점만 빼고는 캐나다의 수업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강의실에서는 20명의 수강생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강사가 내준 주제를 놓고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칠판 오른쪽과 왼쪽 끝에는 ‘-3’, ‘-4’란 숫자가 적혀 있었다. 강사가 정한 대화 원칙인 ‘멈추지 않고 빠르게 말하라’를 어긴 그룹에 내려진 벌점.

강남구립국제교육원은 강남구청이 지난해 6월 자매결연을 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시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R)과 제휴해 설립한 학원.

UCR와 동일한 교육 프로그램과 디지털화된 최신 멀티미디어 학습 시스템을 갖춰 저렴한 비용으로 현지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철저한 미국식 교육〓강의는 수준별 어학연수 코스(1∼6단계)와 미국 대학 준비 과정 등 7단계로 나뉜다. 강사진은 모두 UCR 심사를 거쳐 현지에서 파견된 전문 영어교사다. 석사 이상 학위와 테솔(TESOL·외국인을 위한 영어 교사양성과정) 자격증은 기본이다.

이곳에서는 16학점까지 취득이 가능한데 UCR, UCLA, UC버클리 등 UC계열 10개 대학에서 졸업에 필요한 학점으로도 인정받는다.

교육원의 지넷 라폴트 학장(여)은 “강남국제교육원은 해외에 세워진 최초의 UCR 분교이며 이곳 학생들은 미국에서의 대학생활과 똑같은 경험을 통해 미국 문화와 제도를 익힐 수 있다”고 밝혔다.

네 번의 지각은 결석 한번으로 처리되고 16시간 이상 결석하면 제적된다. 제적기록은 미국에도 전달돼 현지 대학에 입학할 때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수강생 582명 중 44명이 제적당했다. 또 두 개 이상의 D, 한 개의 F, 평균 성적이 C 미만이면 학사경고 조치와 함께 낙제 처리된다. 매주 수요일마다 팝송을 배우거나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안방유학비’〓1년 동안 7개 단계를 전부 수강하는 데 드는 비용은 600여만원. 두살 난 딸을 둔 맞벌이 주부인 이수진씨(34·여)는 “하루 3시간 강의에 월 30만원 정도 받는 토플학원의 수강료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입학 자격은 고졸(예정) 이상의 강남구 주민에게만 주어지며 정원은 200명이다. 신청자가 미달일 경우 다른 지역 거주자도 일부 뽑는다. 수업료는 단계별로 92만원이며 수업은 8주간 매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강남구 총무과 성용수 계장은 “예산 34억원을 투자했지만 매년 수강생 200명이 해외연수를 했을 경우 소요되는 48억원의 외화를 절감할 수 있다”며 “올해부터는 교육원에서 생기는 수익 중 3억원을 구청이 돌려받아 결국은 이득”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립국제교육원 수준별 교과 과정
교과내용레벨1단계레벨2단계레벨3단계레벨4단계레벨5단계레벨6단계
문법통합수업(1∼2단계)중급 하중급 중중급 상고급
작문통합수업(3∼6단계)
독해초급초급 상
회화초급초급 상중급 하중급 중중급 상고급
듣기초급초급 상중급 하중급 중중급 상고급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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