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 "툭하면 월드컵 모금 시민-기업이 봉인가"

  • 입력 2002년 1월 28일 21시 28분


“툭하면 모금운동?”

울산시가 월드컵 경기장 관람석 설치와 조경을 위해 시민 모금운동을 한데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 대회에 대비한 시가지 꽃길 조성을 위해 ‘동전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어 모금운동을 남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행정자치부 등과 공동으로 다음달 말까지 추진하는 ‘동전모으기 운동’을 적극 지원키로 하고 지난 25일 교육청과 상공회의소 등에 동참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이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다음달 1일 오전 시청에서 심완구(沈完求)시장 등 2000여 직원이 참여해 동전모으기 이벤트를 가질 예정이다.

전국에서 총 30억원을 모금할 예정인 이번 동전모으기 운동에서 울산시의 모금목표는 2억원 안팎.

시는 “책상 서랍 등에 방치되고 있는 동전을 유통시킴으로써 동전 신규 발행경비(연간 300억원)를 줄이고 모아진 성금으로 생활환경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월드컵에 대비한 꽃길 조성비 2억5000만원, 가로수 식재비 8억원 등 10여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이에 앞서 시는 월드컵 경기장 관람석 설치비와 조경 사업비가 편성돼 있는데도 불구, 지난 99년 10월부터 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울산시 협의회와 함께 관람석(총 4만3000여석) 설치비와 조경용 나무 식재비 모금운동을 벌여 시민과 기업체로부터 총 30여억원을 모금했다.

울주군도 지난 99년 12월 국내 해안에서 일출시각이 가장 빠른 서생면 간절곶에 기업체로부터 20여억원을 기증받아 ‘울주군민의 종’을 설치키로 하고 협찬사를 물색하다 기업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 기업체 임원은 “한달여만에 모금 목표 2억원을 채우려면 이번에도 기업체의 ‘뭉칫돈 협찬’에 의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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