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특검팀에 소환된 이형택씨는 이 전 수석과 국가정보원 등의 도움을 받아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와 함께 보물 발굴사업에 뛰어든 사건의 중심 인물이다.
지금까지 수사에서는 이형택씨가 이 전 수석에게 보물 정보의 진위를 요청했다는 사실 등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이형택씨가 동화은행 후배 허옥석(許玉錫·구속)씨를 통해 이용호씨를 만난 2000년 7월보다 훨씬 전의 일이다.
2001년 2월 이용호씨의 보물 발굴사업 추진과 이용호 김영준(金榮俊·구속)씨의 삼애인더스 주가조작 및 지앤지의 급성장 과정에서 이형택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이형택씨가 이용호씨의 보물 발굴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주가 조작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특검팀의 1차적인 수사 대상이다.
이형택씨의 금품 수수 혐의 등 대가 관계가 드러나면 또 한 차례의 파문이 예상된다. 이형택씨가 받은 대가의 사용처와 대통령 인척의 ‘국정 농단’ 등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형택씨의 계좌추적과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중요한 물증을 찾아 이형택씨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는 핵심 권력층이 이형택씨의 사업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김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이 전 수석은 특검팀에서 우선 이형택씨의 보물 발굴사업에 개입한 경위에 대해 조사 받게 된다. 나아가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과 보물 발굴 공사를 맡은 신화건설의 220억원 회사채 만기 연장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의 수사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속단할 수 없다. 신승환(愼承煥)씨에 대한 수사에서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의 세금감면 압력 의혹이 불거진 것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