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1시 12분경 전북 군산시 개복동 아방궁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바로 옆 대가 유흥주점으로 옮겨 붙으면서 대가 주인 김인식씨(25)와 여종업원 11명 등 모두 12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또 여종업원 3명이 군산의료원과 원광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모두 중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 유흥주점의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이모씨(39)는 전날이 휴무일이어서 새벽까지 여종업원들과 술을 마신 뒤 뒤늦게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1층 문을 열자 연기가 자욱했으며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 종업원들이 쓰러져 있었다 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불이 아방궁 주점 출입구 부근에 있던 석유난로가 가열되면서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여종업원들은 2층에 있는 방에서 잠을 자다 불이 나자 1층으로 피하던 중 유독가스에 질식돼 계단에서 뒤엉킨 채 숨지거나 의식을 잃었다. 주인 김씨는 1층 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이 난 주점은 2000년 9월 19일 화재로 여종업원 5명이 숨진 대명동 윤락가와 1㎞ 가량 떨어져 있다.
이날 불은 1층 건물인 아방궁 주점에서 발생해 바로 옆 2층 건물인 대가 주점 1층으로 옮겨 붙었으며 30여분만에 건물 2채가 전소됐다.
사상자가 발생한 대가 주점에는 1층에 영업장, 2층에 여종업원 숙소로 사용되는 방 5개가 있다.
경찰은 계단이 성인 2명이 겨우 비켜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고 경사가 급해 비상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2층의 창문 3개가 보온을 위해 스치로폼과 판자로 막혀 있었고 2층에서 곧바로 외부로 통하는 계단으로 나가는 문이 잠겨 있어 여종업원들이 1층을 통해 빠져나가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감금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업소에서 여종업원들에게 밥을 해주던 50대 여성이 화재 당시의 정황을 잘 알것으로 보고 이 여성을 찾고 있다.
군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