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주택가와 인접한 수만평의 땅이 수많은 나무가 잘려나간 채 흉물스럽게 버려져 있어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날리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며 서둘러 개발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인근에는 2006년 5만7000명이 입주하는 죽전택지지구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집단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황〓30일 오전 죽전리 대지산 자락에 있는 4만3000평 규모의 정보산업단지 부지는 주위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황량했다. 나무가 모두 잘려나간 허허벌판에는 곳곳에 흙더미와 돌무더기가 쌓여 있고 낡은 현장사무소 건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정보산업단지는 91년 국내 72개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용인 정보산업단지 협동조합’을 결성한 뒤 95년 착공했다. 그러나 토목공사만 끝난 상태에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시공사가 부도가 나 98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조합측은 2000년 주택업체인 늘푸른주택에 토지를 매각하고 이 업체와 공동으로 1600여가구의 임대주택과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용도 변경이 불가능해 해당 부지는 계속 방치돼왔다.
▽주민 요구〓현재 이 부지 인근에는 아파트와 빌라 등 500여가구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현대아파트 주민 김모씨(43)는 “울창한 나무를 베어낸 채 장기간 방치해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날리고 여름철에는 토사 등이 흘러내려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파트 등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기반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난개발이 돼 인근 도로가 상습정체를 빚고 있다며 이 곳에는 아파트보다 벤처단지나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망 및 용인시 입장〓늘푸른주택 측은 임대주택 사업이 불가능하자 15일 용인시에 이 부지를 벤처연구 및 업무시설로 조성하는 내용의 개발계획 변경신청을 요청했다. 전체 부지 중 연구 및 지원시설 1만1700평, 운동시설 1500여평, 공원 및 녹지 1만8500평, 도로 및 보도 1만600평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것.
이 업체는 개발계획 변경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벤처업체들에도 분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용인시는 “벤처시설이 들어서면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고 주민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개발계획 변경이 이뤄지더라도 얼마나 많은 벤처업체가 입주할지 여부가 본격 개발 착수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