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 핵심 권력의 지원을 받아 보물 발굴사업을 추진하며 발굴사업 수익을 나눠 갖기로 약정했거나 이미 260억원대의 이익을 챙긴 ‘이용호 게이트’의 주역들.
▼관련기사▼ |
이들 3자간 연결 고리와 범죄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명해야 다음 단계의 수사 대상인 권력형 비리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2000년 7월 이형택씨가 허씨를 통해 이용호씨를 소개받아 보물발굴사업을 추진했다는 것과 2001년 2∼3월 이용호씨와 허씨가 발굴사업을 소재로 한 주가 조작으로 각각 256억원과 3억2000여만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 거의 전부다.
이들은 특검팀에 소환되기 전부터 튼튼하게 ‘방어선’을 구축, 수사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우선 수십년 동안 금융권에서 근무한 이형택씨와 허씨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돈을 본인 계좌로 직접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택씨의 경우 특검팀이 22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이미 대부분의 장부와 서류를 정리해 친척집으로 옮긴 상태였다. 이형택씨가 자택에 남겨놓은 것은 이미 알려진 강원 철원군의 임야 거래 계약서와 실명 통장 정도였다.
“권력형 비리 규명은 바닷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형택씨와 이용호씨를 중계한 허씨의 경우 우체국 자금 1조원 이상을 유치하고 성과급으로 받은 16억원마저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치밀하게 계좌를 관리해 추적 단서를 거의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씨는 지난해 대검 수사에서 이미 한 차례 ‘검증’을 받은 상태다. 검찰이 이용호씨의 계좌를 40여 차례에 걸쳐 추적했지만 3자간 연결 고리가 포착되지 않았던 것.
특검팀은 이형택씨의 새로운 범죄 사실과 이들의 유착 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난관 돌파용 ‘무기’를 찾고 있다. 이들을 외부에서 연결시켜준 자금 관리인에 대한 추적과 이형택씨 계좌에 대한 정밀추적도 그 일환이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