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이종국군(19·경기 포천고 3년)은 같은 학교 친구들인 이승병, 고종운, 이영학군 등과 ‘LP(Love Plus)’라는 모임을 만들어 주변의 장애인들을 찾아가 목욕을 시켜주는 봉사활동을 3년째 해오고 있다.
종국군은 손발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데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를 모두 여읜 뒤 포천의 남사랑선교재활원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 늘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특수학교에 다니지 않고 중학교를 거쳐 인문계인 포천고로 진학했다. 남들과 똑같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다른 세 명의 친구들과의 인연은 1학년 때 같은 반에 편성됨으로써 시작됐다.
그가 방송사의 드라마 시청소감 공모, 대학교 문예대회, 과학기술부 주최 발명품 경진대회 등에서 입상하자 이 친구들이 그의 재능을 인정해 가방을 들어주고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며 친한 사이가 됐다.
친구들은 또 종국군의 집인 재활원에 놀러와 그의 ‘가족’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면서 봉사모임을 결성했다는 것.
1학년 때 어쩌다 한 번씩 하던 목욕봉사는 2학년이 되면서 격주에 한번씩으로 늘어났고 이 봉사활동은 3학년 때도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종국군과 이들이 친하다는 사실을 안 포천고 측은 2, 3학년 진학 시 같은 반에 편성되도록 배려해주었다. 친구들은 종국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종국이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종국이는 우리 친구이고 친구가 좋아 봉사활동도 함께했습니다.”
종국군도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종국군은 나사렛대학교에 예비합격해 최종합격을 기다리고 있고 나머지 친구들도 대학에 합격했거나 전문대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몸도 불편하고 말도 잘 못하지만 행복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서로 헤어지더라도 내 친구들을 늘 기억하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겁니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