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명태 씨말랐나

  • 입력 2002년 1월 31일 18시 02분


‘동해안에 넘치던 명태는 과연 어디로 갔나.’내장을 비롯, 아가미도 버릴 것이 없다는 명태가 최근 수년동안 동해안에서 모습을 감추자 어민들이 생계곤란을 호소하며 명태의 흔적을 찾고 있다.

동해안 명태의 남하 길목에 위치해 있는 강원 고성군에서는 지난 86년 명태 어획량이 1만9327t에 이르렀으나 87년 들어서면서 6344t으로 감소했다.

이어 96년 2562t 99년 1146t 2000년 932t으로 급감했으며 지난해에는 64t에 불과했다. 명태성수기인 올 1월에도 26t밖에 잡히지 않았다.

전형적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함경남도 마양도 근해와 북강원 원산, 웅진 연안에서 산란을 하며 북한 한류세력을 따라 고성·속초지역으로 회유하는 어종.

명태 산란지인 북한에서의 어획량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으나 지난 2000년 북한 명태의 국내 반입량이 1316t, 지난해 11월 현재51t(통일부 통계)에 불과한 것으로 미루어 북한지역에서도 명태가 과거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 추측할 수 있다.

명태의 고갈원인에 대해 수산전문가들과 어민들은 무분별한 남획과 해수의 이상고온현상을 들고 있다.

장용태(張龍太·46) 강원 고성군 거진읍 어촌계장은 “수십년동안 저인망 등 대형 어선들이 명태 새끼인 노가리를 무차별적으로 남획한 결과이며 자업자득”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63년 27㎝에 못미치는 명태는 잡지 못하도록 하다 지난 70년 이 규제를 철폐했고 이어 지난 97년 수산자원보호령은 또다시 명태의 포획금지길이를 규제했으나 10㎝에 불과했다.

산란을 하는 명태의 길이가 34㎝가량 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치어도 잡을 수 있도록 허용해 사실상 남획을 허용한 것.

국립수산진흥원 동해수산연구소 전영렬(全永烈·48) 박사는 “남획과 더불어 최근 동해안 해수온도가 80∼100년전보다 2∼4℃ 가량 높아진 것이 한 원인”이라며 “수심 30∼60m에 형성된 명태 산란장의 수온이 높아 산란율이 저하되고 치어폐사율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 박사는 또“해수온도가 낮아진다는 전망은 나타나지 않아 명태도 당분간 감소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북한과 협력, 명태 산란기인 1∼3월에 명태잡이를 어느정도 제한해야 최소한의 개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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