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크게 올랐고 예년에 비해 골프연습장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또 각종 골프용품 판매업체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골프여행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따라 소비심리가 는데다 젊은층의 소비성향이 달라지고 있고 골프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미리 여가 때 즐길 수 있는 취미거리를 만들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골프 수요 증대〓31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지난해 11월 평균 4%, 12월 2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골프장사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수는 1300만명으로 2000년에 비해 약 100만명 늘어났다.
한 회원권 거래소 관계자는 “7월부터 시행될 주5일근무제를 대비해 지금부터 연습을 시작해 7월부터 골프장에 나간다는 계획으로 회원권을 사두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골프 경력 6년째인 김모씨(36·사업·서울 종로구 구기동)는 “사업 접대에 골프모임까지 합치면 1주일에 최소 한번 정도는 나가야 한다”며 “결국 원할 때마다 나갈 수 있도록 회원권을 충분히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 이용이 어려움에 따라 갖가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회원권 거래소와 인터넷 부킹대행 업체들이 골프장으로부터 일부 예약을 빼돌려 비회원들에게 회원가보다 3, 4배 비싼 가격으로 암거래를 하고 있는 것.
회사원 서모씨(33)는 “인터넷 대행업체를 통해 경기도의 골프장 3회 이용료로 80만원을 지불했다”며 “회원권이 없더라도 웃돈을 주면 언제든지 골프장에 나갈 수 있다”고 털어놨다.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부쩍 늘고 있다.
25일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골프여행자는 2000년 5만명에서 지난해 10만명으로 배가 늘었다.
▽골프산업 호황〓중저가골프용품을 판매하는 G업체 관계자는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젊은층과 여성들이 중저가 골프채를 많이 찾아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50% 늘었다”고 말했다.
골프연습장들도 예년에 비해 평균 20%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A골프연습장 사장은 “늘어날 여가시간에 대비해 골프연습을 시작한 30대 초반의 손님과 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골프를 시작한 정모씨(29·여·회사원)는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되면 남편과 함께 주말에 골프를 치려고 시작했다”며 “집 앞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매일 새벽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갈 때마다 사람들로 북적댄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