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아이취학 늦추는 부모 늘었다

  • 입력 2002년 1월 31일 21시 11분


최근 부산지역에 ‘늦깎이’ 취학아동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과 학습부진 등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취학통지서를 받고도 일부러 한 해씩 자녀들을 늦게 취학시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취학대상 아동의 취학률이 97년부터 매년 0.5% 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97년에는 취학대상 아동 4만8660명 중 4만6836명이 취학해 96.3%의 취학률을 보였지만 98년에는 5만2984명 중 5만0868명(96.0%), 99년 5만3206명 중 5만0812(95.5%), 2000년 5만 1335명 중 4만8760명(95%), 2001년 5만0791명 중 4만7412명(93.3%)이 각각 취학해 매년 3000여명이 취학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생 아동의 경우 50%가까이 취학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96년 조기취학이 허용된 이후 부산지역의 조기취학 신청 인원수는 △96년 495명 △97년 649명 △98년 733명 △99년 809명 △2000년 667명 △2001년 383명 등으로 2000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취학대상인 96년 1월생 자녀를 둔 김모씨(36·여)는 지난 25일 취학통지서를 받았지만 올해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하고 ‘발육부진’이라는 의사의 진단서를 떼기 위해 병원을 수소문 하고 있다.

김씨가 취학을 늦추는 이유는 자녀가 같은 취학대상 아동들 보다 발육이 뒤지지는 않지만 학습능력이 약간 떨어져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

소아과 원장인 박모씨(42)는 “취학을 앞 둔 이번달 들어 매일 3∼4명의 부모들이 찾아와 자녀의 취학을 늦추기 위한 진단서 문제를 상담하고 있다”며 “자녀들이 발육이나 학습능력이 괜찮은데도 다른 학생들 보다 앞서나가도록 하기 위해 취학을 늦추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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