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총장이 특검팀에 소환될 경우 김태정(金泰政·29대) 전 검찰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전직 검찰총장이 특검팀의 조사를 받게 된다.
특검팀은 7일 신 전 총장에 대한 소환 시기를 조율하면서 조사 목적을 ‘의혹 규명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형택(李亨澤)-김성환(金盛煥)-신승남’으로 이어지는 수사 중단 청탁의 연결 고리와 ‘이형택-신승남 골프 회동’ 등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을 신 전 총장을 상대로 직접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특검팀 일부에서는 신 전 총장을 불러 추궁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용호(李容湖)씨가 신 전 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씨에게 5000만원을 송금한 통장의 등장으로 비롯된 ‘수사중단 압력 의혹’을 조사하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 외에 새로운 물증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신 전 총장 직접 소환 방침은 수사 의지와 원칙의 표명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특검팀 내부에서도 ‘검찰총장 동생의 금품수수 사실을 검찰총장에게 알려달라’는 이형택씨의 부탁을 묵살했다는 김성환씨의 진술을 뒤집을 단서가 부족해 신 전 총장을 소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어쨌든 신 전 총장이 소환되면 특검팀은 우선 신 전 총장의 동생 신승환씨가 이용호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위와 이용호씨측에서 수사 중단 요청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형택씨가 ‘김성환-신승남’으로 연결되는 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수사중단 압력을 행사했는지도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이용호씨 측의 로비가 신 전 총장 재직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하는 것이 특검팀의 최종 목표다.
만약 신 전 총장이 이형택씨 등 이용호씨 측의 로비를 받고 이용호씨 사건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가 포착된다면 엄청난 파문이 일 것임은 물론이다.
특검팀이 신 전 총장을 상대로 로비의 고리를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