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좋으니 철책근무 기회를 달라"

  • 입력 2002년 2월 8일 11시 50분


입영을 희망한 박세호씨(자료사진)
입영을 희망한 박세호씨(자료사진)
“단 하루라도 좋으니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책 근무를 서보고 싶습니다.”

한쪽 팔만 쓸 수 있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박세호씨(34·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는 8일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www.mnd.go.kr)를 통해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과 최돈걸(崔燉傑) 병무청장 앞으로 입영 희망 민원을 냈다.

박씨는 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때 투포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 체육최고훈장인 맹호장을 수상한 스타. 97년 부산 동아시아경기 땐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기 가수인 유승준씨 사건을 보고 국방의 의무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비록 장애인이지만 하루라도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욕망에 펜을 들었습니다.”

부인 이상미씨(38)와 아들 성민군(9)을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휠체어를 타고 철책 근무를 서는 내 모습이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나라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의무에 대해 생각하는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고 입영 희망 이유를 밝혔다.

중학교 2학년 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한 그는 요즘 2004년 아테네에서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맹훈련에 들어갔다. 틈틈이 부산시내 중고교와 교회 등을 돌며 ‘희망과 도전’을 주제로 강연 활동도 하고 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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