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광역단체장 선거 넉달 앞으로

  • 입력 2002년 2월 8일 20시 16분


◇부산

▼한나라‘텃밭’…당내대결치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기싸움이 볼만 하다. 경선은 어떻게 진행될지, 누가 당의 후보로 최종 결정될지 등이 최대 관심사다.

한나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은 이상희(李祥羲) 정의화(鄭義和) 권철현(權哲賢)의원, 이영근(李英根)부산남구청장에 안상영(安相英)시장 등 5파전 양상으로 출발했다.

기선 제압에 나선 사람은 이 의원. 그는 지난달 22일 ‘부산이 살아야 한국이 산다’라는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를 갖고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25일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시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세몰이에 나섰다.

2선의 정 의원도 7일 “새로운 리더십으로 부산을 21세기 일류도시로 만들기 위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6일 당 기획위원장직을 사임한 권 의원이 설연휴 뒤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 시장도 재선을 위해 선거캠프를 맡을 진용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 군을 돌면서 개최 중인 시정설명회에서 “부산의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는 등 생기를 되찾고 있다”며 자신의 공을 은근히 과시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조기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또 안 시장과 이, 정 의원이 모두 부산고 출신인데 비해 권 의원은 경남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학연에 호소하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편 부산대 김석준(金錫俊) 교수가 민주노동당 후보로, 사단법인 ‘굿모닝 부산’ 노창동(盧昌東) 이사장이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울산

▼노동계 첫 광역단체장 입성 촉각▼

울산시장 선거전은 ‘한나라당의 실지(失地)회복이냐, 노동계의 첫 광역자치단체장 입성이냐’로 큰 그림이 그려진다.

한나라당은 심완구(沈完求)시장이 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뼈아픈 경험이 있어 이번 공천에서는 당선 가능성은 물론 충성도에 높은 비중을 두려는 분위기다.

노동계는 5개 구청 가운데 두 곳에서 구청장을 배출한 저력을 토대로 울산을 광역자치단체장 배출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는 강길부(姜吉夫)전 건설교통부 차관, 고원준(高源駿)울산상의 회장, 김무열(金武烈) 시의회 의장, 김태수(金泰洙) 전 농림부 차관, 박맹우(朴孟雨) 울산시 건설교통국장, 박정근(朴正根) 전 육군법무감 등 6명.

이 가운데 지역 정계 원로임을 자처하는 심시장과 한나라당의 4선인 김태호(金泰鎬) 의원이 각각 고 회장과 박 전 국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은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당 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하며 분주한 모습이다.

노동계도 후보 공천을 받기위한 줄다리기가 팽팽한 상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당원(3000여명)과 조합원(6만5000여명)을 상대로 예비선거를 실시해 단일후보를 공천키로 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장인 김창현(金昌鉉) 전 울산 동구청장과 98년 6월 울산시장 선거에서 현 심시장에게 3.3% 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송철호(宋哲鎬)변호사가 공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규정(李圭正) 시지부장과 울산대 김성득(金聲得)교수 등이 공천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들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남

▼김혁규 지사 향후거취 최대변수▼

경남도지사 선거전의 큰 변수로 꼽히는 이강두(李康斗)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김혁규(金爀珪)현지사는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두관(金斗官) 남해군수와 권영상(權永詳) 변호사는 각각 6, 7일 도지사 선거전 참여를 선언했다. 공민배(孔民培) 창원시장은 지난달 출마의사를 표명했다. 무소속인 김 군수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의 1차 목표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 것.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도지사 후보는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현역의원 중 한 명이 출마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나라당 도지부 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사선거에 관심을 보였던 이 의장의 행보에 시선이 끌린다.

장고를 거듭해온 김 지사는 아직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가 3선 도전 의사를 굳힌다면 사전에 한나라당 차원에서 이 의장과의 교통정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이 격돌해 생채기가 생길 경우 지방선거는 물론 연말 대선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 시장은 김 지사가 불출마 하는 경우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지만 강력한 주자로 꼽힌다. 권 변호사는 상대가 누구든 경선에서 일전불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방자치 개혁연대’ 후보를 표방한 김 군수가 이번 선거전에서 보일 파괴력 역시 관심사다. 그가 내건 ‘지역패권주의 타파와 젊은 경남’이라는 기치에 대한 개혁세력의 호응이 변수다.

민주당 등은 아직 공개적으로 손을 들고 나선 사람이 없다.

경남지사 선거전은 김 지사가 진로를 확정짓고 이 의장이 중앙정계에 머물지, 고향 도백 출마 쪽으로 방향을 틀지를 결정하는 3월 초를 전후해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조용휘기자 manman@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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