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항공운항 적자 왜 市서 메워주나”시민단체반발

  • 입력 2002년 2월 8일 20시 16분


대구시가 대구∼일본 도쿄(東京)간 항공노선 개설을 위해 취항하는 항공회사측에 대해 운항에 따른 적자를 보전해 주기로 하자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높다.

대구시는 5일 건설교통부 및 대한항공 항공실무자와 회의를 열고 4월부터 대구∼도쿄 항공 노선을 주 2회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대한항공측에 대해 취항 이후 적자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전해 주기로 약속했다.

시는 이를 위해 조만간 국제노선 유치를 위한 항공사지원조례(가칭)를 제정해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대구에서 열릴 예정인 월드컵대회와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구∼도쿄 노선 개설이 불가피해 부득이 항공사측의 적자를 메꾸어주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시민들은 갚아야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대구시의 재정여건을 감안하면 시민 혈세로 민간기업의 적자를 메꾸어 주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들은 “올들어 대구∼중국간 항공노선이 신 증설되고 있는데 이 노선을 운항하는 국내 항공사들도 적자가 발생하면 적자보전을 요구할 경우 형평성 논란마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항공사에 대해 운항적자를 메워주는 전례가 없다”며 “대구시가 6월로 예정된 자치단체장 선거를 의식해 국제노선 개설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구시의회 강성호의원은 “빚투성이인 대구시가 시민 세금으로 항공사측의 적자를 메꾸어준다는 발상을 한 게 놀라울 따름”이라며 “시의회가 열리면 이 문제를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대구∼도쿄간 국제노선이 신설될 경우 중형기 취항이 예상되므로 운항초기에는 이용 승객수가 적정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높고 승무원 관리비 등 부대비용 증가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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