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대응자세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8일 오후 9시경 배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고도 인터넷 등에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류 알고도 공지 안해"▼
영문을 모르는 학생들은 8일 오후부터 배정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문을 계속 제기했고 9일 오전 예비소집에 응하기 위해 배정학교에 갔다가 소집이 무기 연기됐다는 말을 듣고서야 배정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게 됐다.
이후 학부모 60여명이 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경기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각 시교육청에도 학부모들의 항의방문이 줄을 이었다.
▼교육청 항의방문 줄이어▼
학부모 김성옥씨(42·여·성남시 분당구 이매동)는 “상위 지망순위에서 근거리 배정된다는 교육청의 말만 믿었다”며 “엉뚱한 학교에 배정돼 충격 받은 딸아이를 누가 달래줄 것이냐”고 말했다.
안양시의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의왕시 정원고에 배정된 이화기씨(47)는 “3학년 각 반에서 상위권 학생이 1명씩 기피 지역인 의왕에 배정됐다”며 “프로그램 오류가 아니라 인위적인 배정의 결과가 아니냐”라고 반발했다.
고양시의 명문고로 꼽히는 백석고에 아들이 배정됐다는 학부모 박모씨(39·여)는 “너무 기뻐 소식을 듣자마자 교복을 맞추었는데 다시 배정한다는 소식에 아이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혹시 재배정에서 다른 학교에 배정되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설 귀성도 포기"▼
수원고에 배정 받았다는 학생 이모군(16)은 “원하던 학교라 가족 모두 기뻐했고 예비소집 뒤 몇 년 만에 가족과 함께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설을 쇠러 가기로 했는데 포기하고 말았다”며 “교육청이 너무 무성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 같은 의견이 9일 오후까지 2000건을 넘어서 접속이 어려웠으며 각 시교육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도교육청과 시교육청의 전화는 온종일 항의와 재배정 일정을 문의하는 학부모들의 전화로 불통사태를 빚었으며 각 언론사에도 교육당국의 무성의한 행정을 비난하며 근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전화가 온종일 빗발쳤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