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李亨澤), 신승환(愼承煥)씨 구속’이라는 성과를 올린 특검팀의 2차 수사 최우선 과제는 지앤지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삼애인더스 주가조작과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일.
특검팀은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씨를 중심으로 한 보물 발굴사업의 실체와 배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씨의 검찰 수사 무마 청탁 의혹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미뤄왔다.
특검팀은 그러나 1차 수사 기간에 관련자들의 계좌를 꾸준히 추적, 상당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씨가 움직인 1000억원대의 돈 가운데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계좌추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는 것.
“1차 수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확대 재생산에 나서겠다” “이용호씨 주가조작이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 미진한 부분을 수사하겠다”는 특검팀 관계자의 말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용호씨와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대양상호신용금고 소유주 김영준(金榮俊)씨와 김현성(金炫成) 전 한국전자복권 사장에 대한 계좌추적, 수배된 K사 대표 김천수씨의 신병확보 여부도 2차 수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와 계좌추적에서 이용호씨의 돈을 받고 주가조작을 도운 배후가 밝혀지고 정관계 로비의 실체가 드러난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형택씨가 신승남 전 검찰총장을 상대로 이용호씨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특검팀이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형택씨가 신 전 총장을 수 차례 만난 지난해 5∼9월은 이용호씨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와 함께 대검 중수부의 내사가 진행되던 시기였던 만큼 신 전 총장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검팀은 그러나 신 전 총장을 소환할 마땅한 ‘근거’를 찾지 못해 조사 방법과 시기를 놓고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이용호씨 주가조작 및 검찰 수사 일지▼
△2000.10〓이씨, 900만달러 상당의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 발행
△2001.2∼3〓보물 발굴사업 재료로 삼애인더스 주가조작 154 억원 시세차익
△3∼5〓금융감독원, 이씨 자금조달 현황 등 조사
△6〓대검 중앙수사부, 이씨 사건 내사 착수
△6∼7〓주식처분 담보제공 등으로 102억원 시세차익
△7.27〓금감원, 보물 발굴사업 기획조사 시작
△9.4〓대검, 이씨 횡령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9.15〓여운환씨 구속
△9.19〓신승남 검찰총장, 동생 승환씨 6666만원 받은 사실 공개
△9.20 〓검찰 특별감찰본부 설치. 대검 중수부, 승환씨 소환
△9.21 〓검찰, 승환씨 무혐의 석방
△10.12〓특감 조사결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