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의원을 소환, 이씨의 돈이 전달된 경위 및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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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 결과 김 전 의원은 2000년 4월 총선 직전 이씨가 친구인 박모씨(44)에게 건넨 5000만원을 수표로 전달받아 이씨가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C산업 명의의 차명 계좌에 입금한 뒤 하루 만에 현금으로 인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대검은 이씨가 2000년 3월 거래대금 명목으로 박씨에게 건네준 5000만원이 김 전 의원에게 전달된 사실을 밝혀냈으나 이씨 사건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이 현금을 인출할 당시 차명계좌에서 함께 빠져나간 돈이 모두 2억6000만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김 전 의원 외에 다른 정관계 인사들도 이 계좌를 통해 이씨의 돈을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김 전 의원 관련 계좌에서 2000만원이 이용호씨 계열사 계좌로 입금된 단서를 포착하고 김 전 의원이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펀드에 투자한 뒤 이씨 측에서 투자 이익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16대 총선을 며칠 앞두고 사돈뻘되는 인척인 박씨에게서 후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고 영수증을 발행해줬다”면서 “지난해 9월 이용호씨가 구속된 직후 박씨로부터 ‘이용호가 준 돈이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그러나 박씨로부터 이씨 관련 청탁을 받은 적이 없으며 2000년 서울 강남에 있는 박씨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마침 그곳에 있던 이씨를 만나 잠깐 인사를 나눈 일이 있으나 이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이씨 펀드에 투자했다는 의혹에 대해 “딸이 선거에 쓰라며 고교 동창에게 빌려서 내게 준 돈으로 나중에 다 갚았으며 펀드에 투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2000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민주당 중앙당 후원회장을 지냈으며 2000년 4·13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전남 해남-진도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의 수사중단 압력 의혹과 관련, 이형택씨와 접촉한 전현직 검찰 간부들에 대해 다음 주에 서면 조사하기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