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노점상들은 “생존권 침해”라며 18일부터 한달 동안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 시민들은 노점상과 관련해 하루 수십건씩 민원을 제기하면서도 계속 이를 이용하고 있어 노점상들이 늘어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태〓주말인 16일 오후 일산구 주엽역 일대. 떡볶이에서 의류 장난감 과일 야채 생활용품 등 갖가지 물건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인도를 차지해 주민이 통행하는 데 불편할 정도였다.
가로수나 자전거보관대 등은 노점상의 천막 줄을 매는 데 사용됐다. 유모차를 밀고 가던 주부 이모씨(31)는 “이 일대 인도는 노점상들이 차지해 지나기가 불편하고 음식을 파는 곳에서는 냄새도 심하게 난다”며 “정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주엽역과 마두역 등 일산 중심상가에만 300개 이상의 노점이 영업 중이며 일산구 전체에는 400여개, 덕양구에는 200여개의 노점이 영업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단속 계획〓시는 다음달부터 140일 동안 철거 위주의 강력한 단속을 벌이는 조건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해 예산 1억4000여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시는 시흥 안산 의정부 등 인근 도시에서도 용역업체에 단속을 맡겨 노점상들이 지역 내로 대거 유입하고 있다고 판단해 철거 위주의 단속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는 일산 중심상권에 들어선 노점상들은 생계형이 아니라 기업형이며 매매시 최고 2000만원 이상의 웃돈을 얹어줘야 할 정도이므로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는 또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경우 주민들이 노점을 외면해 거의 발을 붙이지 못한 예를 들며 주민들에게 노점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노점상 반발〓노점상들은 단속 방침이 알려지자 18일 250여명이 시청 앞에 모여 ‘생존권 수호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앞으로 한달간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다.
‘일산노점상연합회’는 자율대를 구성해 노점이 인도를 지나치게 차지하지 못하도록 정비하고 있으며 웃돈을 주고 매매하지 못하도록 자체 규약을 정하는 등 정화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합회가 있어 그나마 노점상들을 통제하고 있는데 철거 위주의 단속이 펼쳐지면 오히려 단속 이후 노점상이 더욱 난립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 양승순 회장(35)은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체 정화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 철거 위주의 단속을 하는 것은 노점상의 생존권을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