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 온천수에 시민들 허탈…울산 등억온천 발길 끊겨

  • 입력 2002년 2월 24일 20시 57분


“냇물을 온천수로 속이다니….”

국내 최고의 유황온천임을 자랑해온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내 온천탕 업주들이 냇물과 일반 지하수를 온천수로 속여 3개월∼2년간 영업해온 사실이 검찰수사 결과 드러나자 시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이곳 온천탕은 평소 주말과 휴일에는 한 업소당 하루 평균 2000여명이 이용했으나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 휴일에는 주차 차량이 빽빽했으나 수사 결과 발 표후 첫 휴일인 24일 이들 업소의 주차장은 대부분 텅 비어 있어 시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어느 정도인지 반증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맹물 온천탕’ 업주들의 범행 수법은 인근 계곡물을 끌어와 온천수로 공급한 것.

지난해 3월 문을 연 J온천 업주 이모씨(47·여·구속)는 온천수가 부족해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자 온천조합으로부터 온천수를 공급받은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는 인근 계곡물을 펌프로 끌어와 데워 온천탕과 같은 요금(남자 4800원, 여자 4500원)을 받고 영업을 해왔다. O, S온천도 주말과 휴일에 온천수가 부족하자 계곡물 등을 온천수와 혼합해 온천탕 영업을 해왔다.

검찰은 “등억온천지구는 당초 온천공 11개에서 온천수를 채수할 예정이었으나 온천수 부족으로 현재 3개공밖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온천공을 추가로 개발하지 않을 경우 온천수 부족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등억온천단지는 87년 온천이 발견된 뒤 신불산 자락 71만2399㎡가 97년 1월 온천지구로 개발됐으며 현재 온천탕 3곳과 모텔 14곳이 들어서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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