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은 25일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를 소환,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경위와 김영재(金暎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게 지앤지 계열사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는지에 대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수동씨가 99년 12월 지앤지 계열사인 KEP전자의 주가 조작 조사를 무마시켜 달라고 금감원 측에 청탁했는지와 검찰이 금감원으로부터 KEP전자 수사 의뢰를 받고 이용호씨의 혐의에 대해 인지하지 않은 경위도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또 이날 지앤지 계열사인 인터피온의 사외이사로 이수동씨에게 돈을 전달한 시정신문 전 회장 도승희(都勝喜)씨를 다시 불러 이용호씨 측이 김씨에게 금감원의 주가조작 조사를 무마시켜 달라고 청탁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재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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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씨는 이날 기자들에게 “99년 말 이용호씨가 김씨를 만나 인터피온 주가조작 조사 무마뿐만 아니라 KEP전자의 조흥캐피탈 인수 등 다른 지앤지 계열사에 대해서도 선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도씨는 또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이던 K대 황모 교수가 99년 말 이수동씨의 지시로 이용호씨와 김씨의 만남을 주선했고 이용호씨가 주가조작 무마를 청탁한 뒤 김씨의 동생이 인터피온 전무로 영입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김씨가 삼애인더스의 주가조작 조사에도 간여해 이용호씨 측의 청탁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수동-도승희-황 교수 등 3인의 대질 조사를 통해 이수동씨가 받은 5000만원의 대가성이 확인되면 이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이날 특검팀에서 조사받기 전에 “이수동씨와 김씨가 친분이 있어 중재할 필요가 없었으며 이용호씨와 김씨를 연결해준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용호씨가 2000년 5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단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선 공무원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포착하고 26일 중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